평온했던 금요일 격동의 화요일 명철의 수요일
#Last Friday : 사건의 시작
나는 지난 10여 년을 청소년들과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몸에 밴 가벼움이랄까?
그들과 소통하며 내게 스민 어딘가 철들지 않음 모습이 내게 있다.
어른들이 볼 땐 미덥지 못한걸까?
나의 목소리는 쭉 철들지 않았다.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아니다.
게다가 어린 말투가 합하여 철이 없게 들리나보다.
가끔 어른들 앞에서 설교를 한다.
내가 설교자임에도 엄숙하고 장엄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참아 내기 힘들다.
설교자의 분위기가 청중을 리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물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리드하시지만...)
나의 가벼움과 철없는 분위기로 설교를 하면 은혜가 안되나 보다.
나에 대한 누군가 혹은 누구들의 생각을 모른 채
(어쩌면 하나님도 그렇게 바라보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내 식대로 설교를 했다.
#Tuesday : 감정의 범람
나의 가벼운 스타일에 대한 더불어 설교에 대한 평을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복장, 말투, 단어선택, 시선처리, 체스쳐 등등 전반에 관한 이야기...
사랑해서 하시는 이야기인데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전(全)세대'를 커버할 수 없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청소년을 완전히 커버하는가?
그것도 자신이 없다.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내가 예배를 경히 여겨서 경박하고 가볍게 설교에 임한 것은 아닌데 진심이 무시당한 것은 아닌가?
아이들을 헤아리지 않는 어른의 말투와 분위기로 청소년들에게 설교를 하는 것은 되는건가?
나의 평소 태도가 문제인건가?
내가 모르는 영적인 병이 있어서 정화하시려는 것인가?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수많은 질문과 함께 다시 강의실로 들어가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말투와 제스쳐로...
#Wednesday : 깨달음
무겁지만 가벼운 척하며 하루를 살아냈다.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고 퇴근해서 청소년 수요예배를 드리고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고 일상을 영위했다.
수요예배를 마친 아내가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
교회 내부 사정상 이번 주 금요일에는 (내 순번이 아니지만) 내가 설교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설교자가 바뀌었다고 알려 주었다.
그렇다. 나는 부족한 것이 맞았다.
하나님께서 이것으로 나에게 알려 주시는 것이다.
청소년 예배에는 언제나처럼 은혜가 있었으며...
하나님께서 사용하셔서 말씀을 잘 전했다.
사실 무거운 나의 마음을 청소년 예배 중에 위로하셨다.
하나님께서 내게 맘에 안드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단순히 스타일, 말투, 농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부터 장년 설교 중에 '내'가 드러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 사람의 칭찬에 길들여졌었다.
사람을 통해 격려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한 것이다.
철저한 회개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Thursday : 비가 은혜로 보인다
나는 비를 좋아한다.
하늘에서 물이 내려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질리지도 않는다.
오늘. 바로 비오는 어느 목요일이다.
오늘은 월삭 새벽예배가 있는 1일이다.
어제도 한시가 넘어 퇴근했는데 네시에 일어났다.
눈도 못 뜨는 여덜살 딸을 깨워서 손을 잡고 예배당으로 향한다.
비몽사몽. 예배를 드리고 다시 서둘러 학교로 출발했다.
대전발-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쪽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피곤하기만 하다.
우중충하고 무겁고 습하던 하늘에서 드디어 비가 내렸다.
습하고 끈적이던 불쾌한 습기가 비와 함께 사라졌다.
비로 인한 청량감이 가득하다.
습기는 불쾌하지만 오히려 비는 상쾌하다.
그렇다. 스멀스멀 감정의 습기는 은혜의 단비로 씻어 내야 하는 것이다.
당분간 장년부 설교는 못할 것 같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하나님을 담는 깨끗하고 투명한 그릇이 되어 오롯이 하나님만 드러내는 설교자가 되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