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전체 과정에 대한 상세 설명 2편
지난 편에 전체 민사소송 과정 중 재판 직전까지의 과정을 각 과정별로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다음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변론 기일은 재판이 있는 날입니다. 앞서 변론기일 통지 때 제가 장소와 시간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그 기일인 거죠. 이날 숙지했던 시간에 해당 장소로 찾아가면 됩니다. 재판은 본 적도 한번 없기 때문에 긴장도 풀 겸 해서 예상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가서 다른 사람들의 재판을 참고 삼아 보기로 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보면 매우 심각하게 변호사들이 서로 주장을 하는 장면들을 자주 봤었는데, 실제 민사소송 재판은 그렇게 이루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아마도 그런 건들도 있겠지만 제가 1시간 동안 관찰한 건들은 매우 빠르게 결정되면서 지나갔습니다. 대체로 판사님이 미리 검토한 사항 중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고 원고 또는 피고가 추가적으로 제출할 증거 등을 수령하고 다음 재판일을 잡는 등의 절차가 대다수였습니다. 처음 보는 재판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시간만 있으니 가끔 가서 봐도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가서 기다리다 보면 원고와 피고를 판사님이 부릅니다. 그럼 손을 들어 출석한 것을 알리고 앞으로 나가면 되는데요. 제 재판에서의 피고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추정했던 바대로 아마도 저를 괴롭힐 요량으로 이의신청을 했던 사항인 것 같다는 확신이 다시금 드는 사항이었습니다.
피고가 오지 않았고 제가 제출했던 증거가 확실해서였는지 저는 그 자리에서 원고승이라는 결론을 듣고 나왔습니다. 1시간이나 일찍 간 것이 무색하고 제 재판은 나가서 들어오는 데까지 시간이 한 2분이나 걸렸을까 싶었습니다. 이렇게 한쪽이 오지 않는 경우 바로 반대편의 승으로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보면 그렇지 않은 건들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좀 더 검토가 필요한 재판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원고승을 들었기 때문에 아무 가뿐한 마음으로 재판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판결정본을 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말 그대로 재판의 결과를 보여주는 서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게 원고가 이겼다는 이 서류를 받기 위해 긴 시간 기다렸던 것이지요.
판결정본이 나왔으니 그다음 스텝을 진행해야겠죠. 판결정본까지 나왔으니 피고가 용역비를 이때라도 줬다면 참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제 재판의 피고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절차를 진행해야 했죠.
다음 절차라 함은 압류입니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내용증명을 보냈을 때부터 어떤 행위를 해도 일관되도록 아무 반응이 없던 피고였기에 저는 바로 압류를 진행했습니다.
이 압류를 진행하려면 확정증명, 송달증명, 집행문이라는 서류가 필요합니다. 확정증명은 이 재판에서 원고가 이긴 것을 증명하는 서류이고, 송달증명은 그 이겼다는 서류를 원고와 피고가 받았다는 증명입니다. 마지막 집행문은 결론도 났고 그 결론은 양측에서 모두 인지했으니 그 집행을 해도 된다는 서류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제 압류를 해도 된다라는 서류인 거죠.
저는 판결정본을 받은 다음날 바로 신청을 하고 엄청 기다렸는데, 알고 보니 그게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절차상 피고에게도 송달이 되었다는 증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1개월 정도 기다린 다음에 송달 확정을 한다고 합니다. 저도 1개월이 조금 부족한 어느 날 송달이 되었고 그 이후 신청했던 3가지 서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리 신청한다고 문제될 것은 없으니 바로 신청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압류를 위한 준비서류를 모두 받았으니 이제 신청서를 접수해야겠죠. 이 신청서도 역시나 온라인으로 접수가 가능합니다. 이 압류는 피고의 주소 관할지로 해야 하는데 제 재판의 피고는 강남에 살고 당시 저는 아기를 낳은지 100일 정도밖에 안된 상태라 강남까지 갈 수가 없어서 온라인으로 접수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의 선택은 거리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시면 되겠는데, 온라인은 편한 대신에 아무에게도 도움을 얻을 수 없고 실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프라인은 가보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 보통 법원에 접수 관련 서류를 한 번씩 검토받을 수 있다고 하니 거리가 멀지 않으신 분들은 직접 가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저도 이 신청서에 미비한 점이 있어 보정 명령을 받았거든요.
이 압류를 신청할 때 압류할 물건을 정해야 하는데요. 보통 통장, 부동산, 동산 등을 압류하게 되는데 저는 소액이니만큼 통장을 압류하기로 했습니다. 통장을 압류하는 것이 막연한 사항인 것이 피고가 어느 은행에 통장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니 임의의 은행을 정해서 압류를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피고의 주거래 은행으로 추정되는 은행을 쇼핑몰을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해당 은행으로 압류를 신청했습니다.
근데 이 때도 만일 은행 몇 곳을 신청할 경우 지분을 나눠 신청해야 하는데 만일 어느 은행은 잔고가 있고 어느 은행은 잔고가 없다면 잔고가 있는 은행에서만 압류가 집행됩니다. 만약 2개 은행에 각각 50%씩 압류를 넣었는데 한 은행만 잔고가 있다면 50%만 금액을 수령하고 또 압류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거죠. 저는 한 은행에 100%로 했기에 편했지만 이게 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압류를 신청하는 은행은 제3채무자라고 불리고 해당 은행의 법인등기부등본도 필요하니 법원 또는 인터넷등기소에서 발급받아 제출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신청서상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피고가 법인이라 법인등기부등본을 제출했어야 했는데 제가 이 부분을 빼먹었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법원에서 법원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보정서와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간단한 보정사항이라 이 부분은 큰 문제없이 다음 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재판부터 압류를 신청하는 부분까지 정리해서 설명드렸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기에 다음 편으로 넘어가서 압류가 결정되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