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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은의 공부장 Jan 24. 2021

관계를 위한 아름다운 거리

거리감을 유지하는 힘 

아름다운 거리란, 사람과 사람이 좋은 관계 또는 좋은 만남을 유지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감을 말합니다. 모든 관계에는 다 제각기 저마다의 ‘아름다운 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관계마다 ‘좋음’을 위해 형성하게 되는 거리감이 다르며, 그 아름다운 거리를 찾아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거리감을 불편해 마세요


먼저 관계를 위한 ‘아름다운 거리’를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이 거리감을 불편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더 친밀해지고 싶은 욕구와 ‘가까워야 안정적인 것 아닌가?’하는 생각들이 부딪히기 때문이죠.


어딘가 모르게 신경이 쓰이고, 왠지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할 것만 같고, 비위를 맞추며 헌신하는 것이 관계에 더 좋지 않을까? 잠시 이런 생각을 하신 적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이 정도 사이가 딱 편안하고 좋은데 상대가 더 가까워지고 싶어 다가올 때, 나의 선을 확실히 말하진 못하고 괜히 관계에 끌려다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혼자 있을 때 허무함이 밀려오고, 관계에 대한 피곤함을 배로 느끼게 되기도 하죠


적당한 그 거리감을 불편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 거리감을 표명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마세요. 관계 사이에 ‘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너무 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그 거리를 찾아 정착해 있다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관계가 편안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친밀하고 가까울수록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른 관계보다 많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더욱 ‘모든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기’란 어려우며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가진 열 개의 보석을 모두에게 조금씩 떼어 열 가지를 동등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빛나는 채로 각 보석이 정말 필요한 관계에 주는 것입니다. 내가 행복하고 편안해야 더 좋은 관계들이 내 주변으로 오게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거리는 고정된 거리감이 아닙니다. 굉장히 친밀했던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고, 조금은 멀다고 느껴졌던 관계가 오랜 세월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다 보면 어느 순간이 되어선 그 어떤 관계보다 친밀하고 안정적인 관계라고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적당한 거리감’을 관계마다의 ‘아름다운 거리’라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가지치기하며 살아가세요


먼저 한 명의 친밀한 관계와 나의 전부를 공유하며 지내는 것으로부터 독립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땐 A라는 친구와, 연애 문제로 수다가 떨고 싶을 땐 B라는 친구와, 일과 미래에 관해 의지를 다지고 싶을 때는 C라는 친구와 나의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삶의 영역을 나눠 그에 맞는 파트너들과 관계를 다져보는 것이죠. 


저역시도 너무 잘 통해서 모든 영역을 다 공유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를 다 나누려고 하진 않습니다. 


한때는 제가 가장 마음을 쏟는 친구에게 내가 겪은 일들을 전부 솔직하게 말해주고, 친구 역시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둘 사이의 특별함이자 친밀함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모두 다른 형태의 자기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 모든 것을 이해받고 공감해주기에는 받아들이는 경험의 색깔들이 너무나 다양합니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모두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훨씬 관심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나만큼 귀담아듣지도, 오래 기억하지도 않습니다.


회사만 해도 동종 업계의 회사가 아니면, 상대방의 업무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기 바쁘고 자기 일을 신경 쓰기에도 벅차니까요. 이런 이유들로 서로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과 분야로 만났을 때 오히려 좋은 관계를 오래 끌고 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서로가 통하는 분야로 소통을 하게 될 때 훨씬 서로에게 필요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지요. 


내가 가까이 지내는 사람 5명의 이름을 적고 그 사람들의 평균이 내 자신의 모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죠?


한번 떠올려 보세요.


여러분이 가깝게 지내고 있지만, 사실은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사람,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오염시키는 사람이 있다면 가지치기를 하며 인생을 살아가세요.


관계를 끊어내고 정리하며 나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게 하고 따뜻한 위로를 하고 생산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관계가 멀어지는 것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애써 노력하며 관계를 붙잡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떤 관계와 멀어지더라도 반드시 새롭게 다가오는 관계가 생기게 되고, 시간이 지나 멀어졌던 관계가 다시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단호하게 나를 지키며 타인과 잘 지내는 것. 그 안에서 아름다운 거리를 찾아 유지할 힘을 기르는 것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게 되는 인생에서, 지금보다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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