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쏟아붓는다.
나는 없고,
일만 남아있는 기분이 든다.
한국에 돌아와 면접을 보았던 대기업에서는,
-현*, 삼**산, G*, L* 과 같은 곳에서는- 괜히 서류는 통과시켜놓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데. 합격시키지도 않을 거면서 왜 그렇게나 나의 인생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실컷이나,
나의 취미에 대해서,
나의 프리랜서 경력에 대해서,
나의 인생 경험담에 대해서,
나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대해서 듣고는
면접이 끝나갈 때쯤, 그들은 이야기했다.
'우리는 오래 일할 사람이 필요해요. 그런데 스더 씨는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 같아요.'
아니야!! 너네가 틀렸어!! 라고 대답하기 전에,
사실은,
나조차도 내가 그럴 줄 알았다.
한국에서 지내는 것을 그토록 싫어하던 내가,
그렇게나 싫어하던 '쏟아붓는' 매일의 연속을,
꽤나 덤덤하게 (물론 찡찡거리기도 하지만) 받아들이고 있다.
'시즌'이라는 이름 하에,
한 달 동안이나 주말을 반납하고, 주 7일, 매일 야근이라는 일상을 반복하며.
꽤나 잘 버티고 있다.
마냥 견디는 것과는 다르다.
그냥, 이 정도면 괜찮을 수 있다는 것.
분명 전에는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할만하다는 것.
해외 떠돌이로만 살았던 내가 한국이 좋다는 것.
이런 신기한 변화는,
전에는 몰랐던 일상에 대한 감사가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인가 보다. 이 것 또한 내공이라 부르나 보다.
20대에는 견디지 못했을 삶의 무게를,
이렇게 어깨에 메어도 괜찮을 수 있는 것을 보면,
나의 40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넉넉히 삶을 이길 수 있는 내공이 쌓여진다는 것이니까.
오늘도 내공 1 획득
하루를 그냥 흘려 보내는 것 같아도,
인생은, 삶은 반드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