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을이 되는 여러분께

To. 내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

by 스더언니

밤 12시.


"언니, 나 언니 집에 가도 돼?"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하는 나의 사촌 동생. 그녀의 첫마디는,


"언니, 나 차였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나는 맥주를 건네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축하한다며 케잌까지 사들고온 내 남편의 센스, 완전 칭찬해♡







대전에 사는 그를 보러 매번 내려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내 동생. -정작 그놈은 단 한 번도, 내 동생을 보러 직접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만날 때엔 늘 내 동생은 그를 위해 운전을 해야 했고, 무거운 짐을 동생이 들고 있어도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다고 한다.


한 번은 동생이 부모님과 싸워 밤 12시에 무작정 집을 나와 방황하고 있을 때, 전화를 했더니 걱정은커녕 잘 때가 되어 졸리다고 그냥 잔다고 통화를 끊었다고 한다.


길에서 혼자 욱해서 소리지르기도 하고, 동생의 외모를 비하하고 살을 빼라고 압박을 주며, 가슴골이 있는 야한 여자의 사진을 자신의 프사로 해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남자 심리에 대해서 좀 알려주시겠어요? 왜 그런걸 프사로 해놓나요?)



안 그래도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남자 피해라'에 나오는 모든 병신의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데.


정말 제일 열이 받는 건.


문자로 딱 헤어지자 통보를 해놓고는, 그놈 인별에 들어갔더니,


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심지어 환승이별. ㅅㅂ




이딴 사진을 올려놨다고.

아오.


미ㅏㄹ우하ㅣㅗㅜㅡㅋ?><믚., ÷75☆×74×☆<%@


병신임을 매 순간 인증하는 그놈을 좋아하는 내 동생.



그런데 내 동생은 가방에서 또 주섬주섬 무엇을 꺼내더니,


'걔가 이렇게 나에게 달구나를 주고.. 애는 착했는데..' 하고 그놈 편을 들고 있다. 내 동생은 그놈에게 주려고 정말 비싼 곶감을 사 갔는데 말이다.^^^






내가 연애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정말이지 이런 ㅄ놈들에게 너무 화가 나기 시작해서였다. 언젠가는, 내가 20대에 느꼈던 그 모든 감정을 글로 나누며, 나와 같이 어딘가에서 울고 있을 동생들을 혼내지 않고 토닥이고 싶었다.






그런데 왜 우리가 흔히 아는 모든 연애 상담 조언자들은 그렇게 혼을 낼까? 그런 놈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쯤은 본인도 알고 있다. 그런데, 사람은 괴로워도 가슴이 원하는데로 더 행하게 되는거니까. 사랑하니까, 괴로워도 을이 되는 것이다.


고매*, 연애대*, 네*씨 등등. (뭐라 하는 건 아니에요^^)





안 그래도 사랑 때문에 상처 받고 울고 있는 언니들에게 '을'이 아닌, 갑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놈보다 나를 먼저 사랑하고, 다 보여주지 말라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다 내어주는 건데.

나는 그렇게 곰 같은 사랑밖에 못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혼을 낸다.

밀당을 하라고 자꾸 가르친다.








많은 사람들은 밀당을 잘해야 관계가 오래간다고 믿지만, 언제까지 그럴 건데? 결혼하고서도 밀당을 할 건가?








곶감을 주고도, 달구나 받은 것을 더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나의 동생.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한 이 세상에서, 이런 내 동생의 마음이야말로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지금 연애에서 을이 되었다고 슬퍼하지 말자.

사랑에 실패한 것은 오히려 계산하고 있는 걔네들이다.


걔네들과의 연애에 실패했을지언정,

당신은 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다.






일단 내가 퍼주는 마음을 받을 그릇이 있는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된다.


이런 곰 같은 사람은 연애 체질이 아니라, 결혼 체질이니까.

그 때엔 너무나 행복할 테니까.


곰한테 너무 뭐라하지 말라고.












사랑하면 을이 되는 여러분.

여러분이 잘못한 건 없어요.


이렇게나 보석인 당신을 알아보지 못한 그 사람과 헤어진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죠. 그렇게 시달리다가,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감사할줄 아는 더 귀한 사람이 될거에요.


더 행복해지려고 준비중인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야이 C, 금쪽같은 내 동생 울린 강아지 놈아.

네가 버린 여자, 더 좋은 놈이 알아서 데려갈 테니까.

'자니?' 이딴 소리 하면서 내 동생 또 건들기만 해 봐. 그때는 진짜 내가 가만 안 둔다.





Ps. 나를 놓친걸 꼭 후회하길 바라시겠죠? 근데, 진짜 그렇더라고요. 그 강아지 놈들 모두 다 한 번씩 제가 그립다며 또 연락이 오더라고요ㅋㅋㅋ 그때까지!! 꼭 보석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시길 바랄게요.

이 세상의 모든 곰탱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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