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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Mar 20. 2017

열심이라는 이름의 중독

열심인가, 아니면 중독인가

#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중독되어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
다름 아닌 '열심'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늘 열심을 주입받으며 자랐다.


나도 그러한 사람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조금이라도 환경이 괜찮아지면, 오히려 이래도 되나, 죄책감이 들만큼...
나는 안정적인 환경을 적응하지 못하였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 중독이 되어있었다.



나는, 일도 사랑도 참 힘들게 했다.

견뎌야 된다고 생각했고.
있는 힘껏 끝까지 견뎌보았다.
그래야만 된다는 어떤 압박이,
나를 평생 짓누르고 있었다.

이 악물고 견디고 견뎌왔던 직장에서는 병을 얻었고.
감당하기 힘든 연인을 참고 참다보니 증오만 남게 되었다.

아무리 아무리 견디고 노력해보아도,

안 맞는 것은 있다.




#
어떤 사람이 연인에게 이런 고백을 한다 치자.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피가 철철 나는 것과 같이 아프고, 고되고 힘들어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울면서도 끝까지 사랑할게요.



과연, 이런 고백을 받은 사람은 행복할까.

'그래, 넌 계속 아파도 날 사랑해라.
그러던지 말던지 나는 상관 없다.' 라고 말할까?

결혼식장에서 이런 고백을 하는 커플은 없을 것이다.



가슴이 뛰지 않는 열심은,
결국 사람을 아프게 만든다.

가슴이 뛰지 않는 사랑은,
적어도 어느 한 명의 철저한 희생과 눈물이 필요하다.




#
흔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행복' 이라는 기준은, 안정되고 문제가 없는, 내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이 없이, 내가 계획한대로 쭉쭉 삶이 펼쳐지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에는 마음의 평화를 방해하는 일이 한 두 가지씩이 꼭 있는데,

그래서 우리는 생각한다.

아, 저 문제들이 사라지면 나는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저 것 때문에 나는 마음이 불편해.. 저게 사라지지 않는 한, 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저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는 마음이 평화로울 수가 없어.. 그러니까 저게 해결되어야해..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오해이다. 문제가 없는 세상은 없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나의 문제가 사라지면 다시 다른 문제가 다가온다.




왜냐하면, 그게 삶이니까.
왜냐하면, 원래 삶은 힘든거니까.




그러므로 조금만 더 열심을 내면 행복이 올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대출금을 다 갚으면 나는 평화로울 거야..
직장을 옮기면 나아질거야.
둘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괜찮아지겠지..
나는 결혼해야지 행복해.
그전까지는 어쩔 수 없어..
이번 달 까지는 승진 시험 때문에 정말 바쁘고 정신이 없어.. 하지만 다음 달이 되면 여유가 생기겠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만,

행복은 나중에 얻는 것이 아니다.
지금 얻는 것이다.
지금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나중에도 여유를 얻을 수 없다.


아니, 여유를 누리는 방법 자체를 모른다.
행복은 결코 문제가 사라진 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치열한 경쟁 세상.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참으로 열정이 많다.
참으로 열심히 산다.

그렇지만, 길을 잘못 드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다.

열심히 가는가, 대충 대충 가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가 바른 길에 접어들었는가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성공과 행복의 기준으로 돈을 선택했을 때, 그는 평생 돈을 얻기 위한 싸움을 할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하여 그는 평생 치열한 전쟁을 치를 것이다.

어떤 사람이 성공과 행복의 기준으로 명예를 선택했을 때, 그는 그것을 얻기 위한 전쟁을 평생 치를 것이다.


만약 가슴이 별로 뛰지 않는데도,
남들 다 가니까. 그래야 될 것 같아서
남들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면.

그가 열심히 뛰는 사람이라면 좀 더 빨리 허탈감이 올 것이고. 그가 게으른 사람이라면 좀 천천히 오겠지.

중요한 것은 열심히 움직이느냐가 아니고 바른 길을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힘든 삶,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일을, 사람을 억지로 부여잡고 있는지,
아니면, 그 힘든 삶일지언정, 기쁨으로 잘 감당하고 있는지, 감당이 되어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일을 믿지 않는다.
환경을 믿지 않는다.
내일에는 아무 것도 보장이 없으며,
행복은 바깥에서 오지 않으며, 보이는 '가진 것'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매일 조금씩 더 깨달아간다.




#
나는 오늘도 질문한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열심히 살고 있는가, 혹은 열심에 중독되어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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