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자, 이재훈 셰프가 만들어 내는 따뜻한 음식 이야기.
해외 생활 17년.
오랜 해외 생활에서는 작은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추억을 행복으로 간직하며, 외로움을 적당한 친구로 두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따뜻한 것을 참 좋아한다. 따뜻한 카페, 따뜻한 커피, 따뜻한 음악, 따뜻한 담요, 따뜻한 고양이, 따뜻한 바람,
따뜻한 음식, 그리고 따뜻한 사람.
‘요섹남’과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에 일조한 프로그램 냉부해에서 보았던 셰프 이재훈은 어딘가 달라 보였다. 허공에서 허세 가득 소금을 뿌리는 화려한 스킬이나, 압도적인 불쇼를 연출하지 않아도, 15분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차분한 태도를 보이고, 조근 조근한 목소리로 할 말 다 하는 그가 궁금했다.
고즈넉한 서촌, 우연히 들린 까델루뽀 에서 그를 보았을 때 그의 진정한 매력은 외모에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따뜻한 사람은 그의 존재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남기는데, 그의 음식은 한옥이라는 그의 공간만큼이나 서정적이었고, 그의 책 역시 소박한 일상을 나누는 가장 기본적인 ‘음식’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그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일상의 온기를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
이재훈 셰프, 그는 따뜻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내는 모든 이야기는 따뜻하다. 그 남자의 요리. 단순히 조리법을 가르쳐주는 요리책이 아닌, 따뜻함을 원하는 우리 모두의 삶을 공감해주는 책이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동안, 난 혼자가 아니었다. 지독히도 반복되는 일과 분주하게 홀로 일 할 때도 내 음식을 기다려 주는 그 누군가는 항상 존재했다.’ (본문 中)
그의 말투, 그의 표정까지 담아낸 이야기는 어렵지 않고 담백하며, 그가 겪어온 삶의 흔적과 외로웠던 그의 지난 유학 이야기는 어쩌면 지금 나의 추억을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사람까지도 배려해주어 모든 요리는 ‘2인분’ 기준이다. 그렇게 삶의 방식을 담아 우리와 멀지 않은 요리를 일상으로 만들게 도와주는 책이다.
나른한 햇살이 틈이란 틈으로 죄다 쏟아지는 어느 봄 날, 침대 머리에 비스듬히 기대어, 내가 지난 날 남겨온 일상을, 추억을, 음식에 담아 기억해본다.
그 기운에, 그 따뜻한 행복에 책장 어느 한 구석을 은밀히 접어 놓으면서,
내일 점심은 무조건 파스타 한 그릇:)
-뜨거운 것은 잠시지만, 따뜻함은 오래간다.-
Ps. 셰프님 팬 인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