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anti Feb 20. 2019

사기가 아닌 위협,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외쳐온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약이 마치 무역협정인 마냥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2017년 6월 탈퇴를 선언했다. 온실가스 배출 2위(전체 배출량의 15%) 국가인 미국의 일방적인 탈퇴로 인해 협정 자체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트럼프 정부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를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11월,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경고한 미국 행정부의 보고서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현재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고, 그게 나에게는 중요하다"는 말처럼 어쩌면 미국은 기후변화의 위기를 헤쳐나갈 방안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가 더 많다. 방글라데시는 사이클론, 홍수, 극단적인 기후 및 가뭄, 산사태, 해일, 지진 등 많은 자연재해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이다. 그래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더 심각하다. 많은 사람들이 방글라데시 하면 홍수나 사이클론으로 인한 기후난민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4일 국제 산지 개발 센터 (International Mountain Development)에서 약 5년간 22개국 350명 이상의 연구원과 정책 입안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평가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지구 온난화를 1.5도까지 제한하여, 지금부터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HKH(Hindu Kush Himalayan) 산맥의 3분의 1 이상의 얼음이 2100년까지 녹을 것이라고 말했다.


HKH산맥과 강 유역의 모습 ⓒ HI-AWARE


HKH 산맥은 빙하는 인도, 파키스탄, 부탄, 네팔, 중국, 방글라데시 등 약 2억 5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물 공급원이 되는 중요한 곳이다. 이 지역은 벵골만의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빙하로 덮인 지역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응축되어 비와 눈을 생성하여 다시 빙하로 만들어지는 기후 순환을 한다. 하지만 HKH지역의 기온 상승이 되면서 히말라야에서 빙하는 녹아내리고 집중호우 시기에 강물과 만나 범람하게 된다.


방글라데시는 브라마푸트라, 갠지스와 메그나 강의 삼각지대에 있다 보니 집중호우 시기가 되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홍수 피해가 잦은 편이다. 불안정한 기후 순환은 해마다 더 많은 홍수 피해를 만들고, 건기에는 높은 기온으로 강줄기가 바짝 마르는 가뭄이 발생시켜 방글라데시의 수백만 명의 농업과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홍수와 가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HKH의 녹아내린 빙하는 방글라데시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상승된 해수면으로 인해 비 해안 지역이 염분 침해를 받아 이 지역의 26%가 염분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염분 침입으로 인해 경작을 힘들어지는 토지 또한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연쇄적이며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클라이메이트 센트럴이 분석한 지구온도가 4도 올랐을 때 방글라데시의 해수면 변화도 (매핑 초이스 사이트 캡처)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더라고 해수면은 최소 6m까지 상승하여 열대 도서국가를 비롯하여 방글라데시 같은 연안 지역은 물속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심각한 문제라는 연구 보고서는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된 내용이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을 담아 경고를 표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가뭄과 해수면 상승, 극단적 기상 현상 탓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이민을 강요받는 사람은 2050년까지 1억 4000만 명에 달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취약한 국가들은 치솟는 물가와 높은 실업률, 물· 전기 공급 부족 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예측 불가능하고 극단적으로 변한 날씨의 영향으로 이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어 반강제적으로 난민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후 변화는 인간의 직접적인 생존 위기와 맞닿아 있는 문제이다.


우리의 미래 자체를 위협할 기후 변화로 인해 예측되는 증거와 보고서들은 계속해서 발표된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당장 오늘의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단기간의 이익보다는 모두가 책임의식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변화되길 바라며, 현재의 나는 당장 행동해야 한다. 그 행동은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휴지 한 장, 비닐 한 장을 덜 쓰도록 노력하며 지금 당장 나의 습관을 바꿔 가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글라데시 건국, 그 이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