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이슈 | 라나플라자 참사 그 이후
방글라데시 핵심 수출 분야, 의류 산업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은 제조업 수출물량의 80%를 차지하며, 방글라데시 경제분야에서 450만 개의 고용을 보장하는 핵심 산업이다. 방글라데시는 테러와 불안한 정세 등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거의 10년 동안 연 6%의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하반기 의류산업의 성장률은 7.86%에 달했고,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는 단순 봉제를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13년 방글라데시 다카 인근 사바에서 8층짜리 의류공장이 무너져 1136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참사가 발생하였다. 라나플라자 사건은 비극을 넘어 국제사회에 사회적 책임을 상실한 글로벌 대기업들과 패스트 패션에 대해 무관심했던 소비자들의 큰 책임론을 일으켰다. 이후 글로벌 의류업체 200여 곳에서 방글라데시 공장에 대한 화재 및 건물 안전 협약을 만들고, 인권 문제와 맞닿아 있던 노동자들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제도와 임금 인상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주가 넘게 지속된 의류 노동자들의 파업
라나플라자 참사 직후 임금은 월 3,000타카(40,000원)에서 5,300 타카(70,000원)로 상승하였고, 2018년 의류업계 노동자 4000만 명에 대한 최저임금을 월 8,000타카(약 107,000원)로 5년 만에 51% 인상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최근 몇 년 간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그러한 최저임금조차 적용되지 않았다.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다 못한 방글라데시 의류업계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다.
지난달 6일부터 진행된 대규모 파업으로 인해 약 170여 곳의 공장이 폭동을 우려해 가동을 중단했다. 시위는 섬유산업 거점지역인 아슐리아, 사바, 밀뿔 등에서 발생하여 2주가 넘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태 수습을 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노동자들이 다치고 사망하기까지 이르렀다.
방글라데시 정부, 추가 임금 인상 발표
파업이 장기간으로 지속되자 정부는 의류업체 관계자와 노조 지도부를 불러 모아 섬유 노동자 임금 추가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노동자들의 시위가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8,000타카(107,000원)에서 다시 상향 조정이 되어 최하위 7등급을 제외한 모든 등급의 노동자 임금이 상승하게 되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저임금 수준을 5등급으로 나눠 1등급은 18,257타카(244,000원)에서 5등급 8,875타카(118,000원)로 추가 임금 인상안을 발표하였다. 인상안 발표와 함께 노동자들에게 일터로 복귀하여 조속한 공장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일부 의류업체의 경영진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불법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노동자 100명을 정직 처분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협회(BGMEA) 측은 현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노동자 해고는 자제하라고 권고하였다.
하지만 최저임금 상승으로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만 가중된 방안이라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최저임금적용 시, 영업 규모와 지역별 차등화 등 영세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 보완과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의류산업에 대한 정부 기관들의 집중 투자가 예정된 만큼 노동자와 영세기업, 자영업자들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방글라데시의 진정한 의류 생산기지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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