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일 때는
내말이 곧 결정이 되고
논쟁과 부딪힘에서는 무조건 내가 승리해야하고
상대는 져주는 것이 곧 사랑의 증거라고 여기는
오만 그득한 마음이 있었다.
배우자가 되어 보니 알겠다
그도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받고 존중받아 마땅한
훌륭한 인격체임을.
나의 오만함을 그저 애교로 바주던 시간을
잘 흘려보내고 나니 이제 뚜렷해지는 것은
내가 사랑에 빠졌던 그 사람 자체다.
그가 쏟아준 배려와 지지덕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겸손의 마음이 들어찬다.
가끔이 오만의 물결이 들어 차
마음이 흙탕물이 되어
그가 보이지 않을 때
더 깨끗한 물을 내려 보낼 수 있도록
나는 되새긴다.
그가 있기에 내가 고여있지 않은 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