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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Aug 18. 2018

맛있는 유럽 해산물 요리 1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해물요리

해산물은 유럽 음식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이미지는 아닙니다. 그것도 나라마다 편차가 꽤 심합니다. 여러 작은 나라들이 모여있는 유럽이다 보니 나라별로 바다 면적 차이가 크고 또 많은 나라가 아예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기도 하다보니 유럽에서 해산물 요리는 바다를 많이 가지고 있고 적극적으로 해양활동을 한 나라 위주로 발달을 하였고 기본적으로 해산물 섭취에 제한적인 유대교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다 보니 해산물 요리가 보편화된 동아시아 만큼 발달하진 않았습니다. 유럽인들, 특히 독일어권 중부 유럽인에게 해산물 요리란 첫째, 흔히 접하는 요리가 아니어서 고급이란 인식이 있고 둘째, 같은 이유로 주로 내륙국에서는 아예 안먹는 사람도 많아 지중해나 북해 근방에서나 먹는 요리라는 인식, 그리고 로마 카톨릭의 본산인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금식일인 금요일에는 육류 대신 생선을 먹는 풍습으로 금요일에만 먹는 요리하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이 EU로 통합된 이후부터는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과 수많은 여행객들로 어디에서나 다른 유럽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지역과 요일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해산물을 먹을 수 있어 해안 지방의, 그리고 금요일 음식이란 한계는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유럽의 해산물은 주로 북쪽 북해바다 또는 남쪽 지중해에서 주로 공급되고 그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하였는데요, 비교적 따뜻한 지중해에서 나는 생선들과 비교적 차가운 북해에서 잡히는 종류들이 다르고 무엇보다 지중해 연안의 남부 유럽, 카톨릭 중심의 나라들의 수많은 종교 의례, 축제에 따라 발전한 요리들은 북해 연안의 신교를 믿는 국가들의 비교적 소박한 요리들과 다르게 발달하였습니다. 북해에서 주로 잡히는 대표 생선은 역시 대구와 청어, 가자미이고 지중해에서는 참치를 비롯하여, 도미, 농어, 문어 등을 많이 먹습니다.

대구(大口)는 이름대로 큰 입으로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는 먹성 좋은 생선입니다. 따라서 잡기도 쉽고 움직임이 적어 몸에 근육과 지방도 적은 부드러운 육질의 흰살 생선이라 상대적으로 빨리 부패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대구를 염장하여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바이킹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염장 건조한 대구를 식량으로 장거리 항해가 가능해진 것이죠.

(염장 건조 대구 - 프랑크푸르트 독일)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제일의 수산시장이자 이탈리아 식재료 시장인 Venos의 염장 건조 대구의 모습입니다. 눈처럼 덮힌 소금과 나무 몽둥이만큼 딱딱한 모습을 보면, 저걸 먹을 수 있나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 정도로 건조시켰기 때문에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더운 나라에서도 보관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바칼라(Baccala), 스페인에서는 바칼라오(Bacalao), 포르투갈에서는 바칼라우(Bacallau)라고 부르는데 다 대동소이 합니다.

이 염장 대구를 몇 일간 물에 담궈서 물을 갈아가며 소금기를 빼면서 불려줍니다. 이렇게 하면 원래의 대구 육질보다 쫄깃하면서 건조 과정에서 단백질이 효소에 의해 분해되며 생성된 여러 가지 깊은 풍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 염장건조 대구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깔라오– 바르셀로나 스페인)


특히 포르투갈에서 이 염장대구, 바깔라우는 거의 국민 음식으로 여겨지는데, 정말 수많은 요리법이 있습니다.포르투갈에서 만난 식당 웨이터는 자기네 나라에는 바깔라우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366가지 요리가 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365일 내내 다른 요리를 하고도 한가지가 남는다고 해서 366가지랍니다. 가장 놀라웠던 요리는 염장 건조한 대구를 다시 불려서 그것으로 카르파치오를 만든 것이었는데 신선한 대구살만큼의 식감은 물론 얻을 수 없지만 염장 특유의 염도와 건조 과정에서 생성된 풍부한 아미노산의 감칠맛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바깔라우 카르파치오 - 리스본 포르투갈)


반대로 주로 대구 어장이 있는 북해에서는 추운 날씨 덕에 염장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건조를 할 수 있어서 염장없이 먹는 방법이 더 발달하였습니다. 북해를 대표하는 대구 요리는 역시 영국의 피쉬 앤 칲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딱히 내세울만한 요리가 빈약한 영국에서 여행자들이 거의 유일하게,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찾는 영국음식이 바로 피쉬 앤 칲스입니다. 칲(Chip)은 감자 튀김을 말하는 것이고, 그 모양은 프렌치 프라이와 유사한데 좀 더 두툼하게 썰어냅니다. 이 모양도 생선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피쉬(Fish)가 바로 영국에서는 해덕(Haddock)이라 부르는 대구살로 만든 생선튀김입니다. 굳이 대구(Haddock)이라 안하고 그냥 생선(Fish)라고 한건 적어도 영국에서는 생선의 대명사가 바로 대구였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피쉬 앤 칲스– 런던 영국)


밀가루, 계란 등으로 튀김 옷을 만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국의 대구전이나 일본의 생선가스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국의 피쉬 앤 칲스의 튀김 옷엔 차가운 맥주를 넣어 글루틴 생성을 최소화하여 바삭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영국식입니다. 참고로 이웃나라 아일랜드에서는 원 앤 원(One and one)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유럽요리 #해산물요리 #대구요리 #바깔라우 #피쉬앤칲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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