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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Sep 04. 2018

유럽의 기독교 2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앞서 개략적으로 설명한대로 서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을 합니다. 로마 제국의 근본 체계가 다 무너져 내리자 로마 사회는 기독교의 종단 중심으로 뭉치게 됩니다. 드넓은 제국을 관리하던 여러 관리 체계 중 유일하게 남은 것이 기독교 조직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게르만 족들은 하나의 통합된 조직도 아닐뿐더러 그들의 토착 신앙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이들을 교화하고 설득하고 포교하는데 있어서 철학적 교리 보다는 포교를 위해서는 일정부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카톨릭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카톨릭, 즉 보편적인(Catholic)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입니다. 엄격한 교리와 원칙이 앞서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수용할만한 보편 타당한 것은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반면, 이름부터 원리, 원칙, 정통(Orthodox)을 내세우는 정교는 동로마 제국의 기독교였습니다. 동로마 제국은 서로마 제국과는 처한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무섭게 세력을 확장하여 날로 제국을 위협하는 신흥 강자, 오스만 제국이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입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강성해졌는지를 보니 엄청나게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더라는 겁니다. 이슬람에서는 지금도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어, 이슬람 사원에는 그 어떤 성상, 성물도 없습니다. 오직 문양과 문자로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슐레마니예 모스크 아라베스크 문양 – 이스탄불 터키)


사실 동로마 제국의 지역은 지금의 그리스, 터키를 포함한 광대한 영역으로 그리스어가 공용어였고 논리적이고 철학으로 무장한 헬레니즘 사상이 뿌리 깊은 곳입니다. 그리스의 문명만 생각해도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는 웅장한 신전들과 신들의 조각이지 않습니까? 당연히 동로마 제국에서도 많은 성상과 성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강성한 이슬람 세력인 오스만 제국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동로마 제국도 정신적으로 더욱 단단하게 무장을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결국 725년 레오 3세 때 대대적인 성상 파괴 운동이 벌어집니다. 우상이라 여겨지는 모든 성상들을 금지하고 파괴한 것입니다.


(하기아 소피아 사원내 벽화를 가리기 위해 십자가를 덧칠한 모습 이스탄불 터키)


예술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게 동로마 제국의 정교는 보다 엄격한 교리를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일어납니다. 물론 서로마 쪽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시청각 교재의 필요성은 인식하여 그 이후 많은 논쟁 끝에 입체적인 성상(聖像), 즉 3D는 불가하지만 평면적인 성화(聖畵), 즉 2D까지는 허용하는 선에서 타협을 봅니다. 그래서 정교 지역에서는 성상 대신에 많은 성화, 즉 이콘(Icon)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453년 동로마 제국도 결국 오스만 제국에게 멸망해 버립니다. 다행이 오스만 제국의 관용적인 정책 덕에 정교의 명맥은 유지 하였으나 서로마 카톨릭처럼 세력을 확장시키지도, 권력의 중심에 서지도 못하게 됩니다. 제 1차 세계 대전을 통해 오스만 제국이 해체된 이후, 정교는 교세를 회복하지만 여전히 그 권역이 러시아와 발칸 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유럽 국가들에 머물렀고 이 지역이 오랫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 온 까닭에 과거 동로마 제국의 영광 보다는 신생 독립국으로서의 미약한 국력이 더 교세를 확장하지 못하는 제약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럽의 기독교의 3대 종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위시한 유럽 외의 국가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카톨릭의 부패에 대항하여 벌어진 종교 개혁으로 탄생한 개신교의 입장은, 모든 카톨릭의 의식들을 배격하고 오직 성경에만 집중하자는 것으로 최소한의 장식만을 허용합니다. 교회도 카톨릭과 달리 화려함을 최대한 절제하여 지으며 교회 내부에도 일체의 성인들과 성물, 성상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직 십자가와 예수의 상 정도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크리프텔 신교 교회 - 크리프텔 독일)


(성 안토니우스 신교 교회 - 덴하흐 네덜란드)


그러다 보니 신앙을 떠나 오직 여행자의 입장에서 볼거리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카톨릭이 우세합니다. 물론 정교의 이콘이나 개신교, 이슬람 미술의 절제되고 고졸한 미 또한 충분히 아름답습니다만 눈길을 확 잡아 끄는, 여행 동안 건져야 할 인생 샷 측면에서는 카톨릭 쪽에 우선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유럽 여행을 통해 접하게 될 기독교 예술의 몇 가지 특징을 카톨릭을 중심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카톨릭 #정교 #오소독스 #성상파괴운동 #아라베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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