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아빠 오늘부터 회사 안 간다

1. 육아 휴직의 變

by 공유쓰

육아휴직을 하기로 했다. 가는 시간이 아까워 브런치에 간단한 글도 써보기로 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지껄이는 일기를 쓰기로 해놓고 또 이런저런 고민과 변명을 하는 나. 그중 가장 오래 머릿속을 떠다닌 생각은 바로 휴직의 동기. 왜 육아휴직을 하려고 하냐. 였다. 글쎄.. 엄마와 아기만의 특별한 유대가 샘이 났던 건지, 원래도 그랬듯 그때에만 할 수 있는 것은 꼭 하고 넘어가야 성이 차는 성격 때문인지..

왜일까 고민하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


아내는 첫째를 낳고 많이 힘들어했다.

퇴근하고 현관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자면 어김없이 집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허겁지겁 문을 열면 아내가 안고 있는 첫째가 울고 있고 아기를 안고 있는 아내도 나를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면 하루 종일 아내가 집안 구석구석 퍼뜨려놓은 본인 눈물 닦은 휴지 치우는 게 내 할 일 1번이었다. 너무도 마음이 괴롭고 아내가 안쓰럽고 아이에게 미안해서 '차라리 내가 키울까' 하고 자주 생각했다.


아내는 본디 모든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잘하려고 애쓰는 타입이다. 대충 사는 나와는 삶의 자세가 많이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 (아직도 이해하는 중...) 잘하려다 보니 매번 본인이 더 힘든 아내가 대단하고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육아에서는 안타깝기도 했다. 아이가 예쁜지 모르겠다는 아내를 달래고 아내가 안아 올리기만 하면 우는 아이를 달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를 나 또한 아기가 예쁜지 잘 모르겠다고 거짓말도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아내도 평정심을 찾고 아기와도 많이 친해지고 일상도 안정되어갈 무렵 모두가 한다는, 누군가는 평생 이어진다는 고민이 우리에게도 찾아왔다.

"둘째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리는 매일 서로에게 물었다. 오늘은 어떠냐고. 어떤 날은 예스, 또 어떤 날은 노. 첫째의 컨디션에 따라 둘째의 생명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졌다가 하던 중, 우리는 용기 내어 둘째를 갖기로 했다. 이 험한 세상에 우리는 형제자매에게 의지하며 살면서 이 작은 아이에게 부모 말고 또 다를 핏줄을 남겨주지 않는 것은 너무도 잔인하고 이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둘째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부부가 함께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것. 그래. 나도 바라던 바다. 군대도 갔다 온 이 몸이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가는데 내 아이 클 때까지 그거 조금 못 버티겠나. 오냐 내가 육아가 뭔지 보여주마.


다행히도 둘째는 생각보다 일찍 우리에게 찾아와 주었다. 첫째 임신 기간 동안 많이 힘들어하고 불안해했던 아내는 한 번 해본 과정이라 그런지 둘째 임신기간은 무사히 보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하지만 첫째가 한참 손이 많이 가는 때라 몸은 많이 힘들어했다. 계획보다 빨리 찾아온 때문에 한여름에 만삭 임산부로 살아야 했던 아내는 사실 본인이 임산부라는 자각도 잘하지 못할 정도로 첫째 육아에 정성을 쏟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건강했던 것 인지도 모르겠다.


뜨거웠던 여름을 무사히 보내고 둘째와 만난 더위의 절정 속의 우리.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내는 꼼짝없이 조리원에 있어야 했고 나는 처음으로 홀로 아이와 3주라는 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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