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3일부터 글쓰기 여정이 시작되었다. 작년 10월 자영업 폐업 신고한 뒤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해 공부하다가 공부는 포기하고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고,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점부터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방학 숙제 중 독후감을 가장 싫어했고, 국어 시간을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느낌표’라는 방송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 그 이후로 도서관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다 보니, 어느덧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해서 나는 여행을 가면 여행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짧은 여행이 아니라 조금 긴 여행에 대해서 일단 남기자는 나의 원칙을 세우고 글을 썼다. 어떤 여행은 돌 기념 책을 만들어주는 서비스 사이트에서 나의 여행 사진과 글을 넣어 책을 만들었다.
여러 여행을 모아 하나로 제본한 책의 첫 여행기를 읽으면 초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친다. 민망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그런 제본 책을 오래전에 직장 동료와 상사 각각 1명에게 1권씩 드렸었다. 무슨 자부심과 용기로 그 책을 건넸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낯부끄럽다.
부끄럽지만, 그런 글의 시작이 있었기에 글쓰기를 여전히 할 수 있는 것이고, 글쓰기 모임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섯 살 때까지도 말을 하지 못했던 아이, 초등학교 방학 숙제 중 독후감을 가장 싫어했던 아이, 초등학교 때 일어나 글을 읽으라면 초조했던 아이, 지금도 맞춤법을 어려워하는 어른인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여전히 나의 글은 항상 부족하고 미흡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글을 잘 쓸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사서 한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써야 한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글을 계속 쓰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 방황이 있었기에 나는 글 쓰는 것을 손 놓고 싶지는 않다.
글쓰기는 항상 어렵다. 쓰고 난 뒤에 보이는 이상한 문장, 단어들에 화들짝 놀란다. 수정할 문장과 단어가 산더미인 나의 글이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나의 글을 조금 더 살펴보고 고치는 습관이 생겼다. 완성도 높은 글을 첫 글에서 바라지 않는다. 수정과 편집의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친 후 나의 글이 조금 더 매끄러워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첫 글에 완성도를 기대하지 않는다. 나의 글이 편집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한다고 느끼는 그 과정이 행복하다. 그렇게 나는 글 쓰는 과정이 고되지만, 글을 계속 쓰고 싶다. 욕심이라면 출판사를 통해 정식으로 출간하고 싶다는 꿈도 꿔본다.
이런 나의 꿈이 있는데도, 자영업 폐업 신고를 한 뒤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 먹고살아보겠다고 공부하면서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미래의 불안이 나에게 더 급했고, 내가 벌지 않으면 나를 대신에 다음 달 생계를 책임져줄 사람이 없기에 악착같이 궁둥이를 찰싹 붙이고 앉아 공부해야만 했다. 그러나 체력은 바닥이 났고, 젊은 날의 체력처럼 되지는 못했다. 그러니 글을 쓸 힘은 더 나오지 않았다. 미래의 불안에 대한 해결이 나에게 더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다가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일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내 안의 솟구치는 감정들을 글로 표현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고, 글을 쓰지 않은 지 몇 개월이 흐른 나에게 더더욱 글을 써야 한다고 누군가의 외치는 듯했다.
그러던 중 글쓰기 모임이 내게 왔고, 요즘 100일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매일매일 글 쓰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일을 끝내고 돌아온 뒤 저녁에 글 쓰는 것이 힘들지만 언젠가 이루고 싶은 출간하고 싶은 욕심, 글 쓰며 살고 싶다는 욕심, 회사가 아닌 글로 밥을 먹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부족한 나의 실력을 단련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루에도 몇 시간 궁둥이를 붙이고 써도 모자랄 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나와의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엄마의 대상포진 증상이 다른 부위로 발현돼, 동네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갑자기 휴가를 내고 큰 병원으로 가 치료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 글을 쓰지 못했다. 하루가 밀렸다. 지난번 밤새 방문을 페인트칠한다고 하루 밀렸던 때에 이어 두 번째이다. 그러나 밀리던 그때 나는 그다음 날 두 꼭지의 글을 썼다. 그때처럼 오늘도 두 꼭지의 글을 써야 한다. 이젠 밀리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겠다.
100일 글쓰기가 쉽지 않지만 지친 일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주는 글쓰기, 나의 꿈을 실현해줄 하나의 초석이 될 이 글쓰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