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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Oct 25. 2022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던 나에게 변화가

엄마가 어깨가 아프다고 하는 말에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예전에 제가 썼던 글이 생각나  글을 올려봅니다.(2019. 1. 20.)


중학교 때부터 늘 사람들에게서 듣는 말이 있었다. 꽤나 신경 쓰였다. 나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고치라고 말하니 뭐라 답할 수 없었다. 분명 나의 잘못된 습관 때문에 비롯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만약 정확한 원인을 알았다면 원인에 대해 집중적인 치료와 습관을 변경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자주 들었던 말은 엉덩이를 빼고 뒤뚱뒤뚱 걷는다는 것이었다. 내 눈앞에서 나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엉덩이를 빼고 걷는 것이 이상해 고쳐주고 싶었다면 정확한 걸음걸이는 어떤 것인지 찾아서 알려주면 좋겠구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말뿐이었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이나 습관, 모습이 다르다고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종종 내뱉는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입장이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그저 말뿐인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방법을 찾아 적절한 조언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무턱대고 지적하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뿐이다.      

상처받았던 나의 걸음이 어느 순간 바뀌어 있었다. 그간 나의 다양한 노력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엉덩이를 빼고 걷는 나쁜 자세로 여러 가지 신체적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자주 어깨가 아파 병원에 방문해 목부터 허벅지까지 엑스레이를 찍었던 적이 있다.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 사진을 다 연결해 붙이더니 나의 척추 상태를 설명해줬다. 척추측만증이 있었던 것이다. 척추측만증 그것도 허리가 아니라 가슴이었다. 많은 사람이 허리 부위에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설명해줬다. 내 눈으로도 확인된 나의 척추 상태를 보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쩌다 저렇게 되었지라며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한동안 교정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해야만 했다.      

     

이런 상태에도 불구하고 온종일 앉아 데이터를 만지는 업무를 하다 보니 결국 목 디스크까지 와 목 보호대를 끼고 일해야만 했다. MRI를 찍었더니 목 디스크 중 두 개가 돌출돼 있었다. 수술이 무서워 한동안 한의원 치료를 받았다. 몸에 실을 넣기도 했다.(녹는다고 했다) 이때 역시 교정치료와 자세 교정을 위한 운동치료를 병행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도 신체 변화는 없었다.     


1년 후 어느 날, 한쪽 얼굴에 살짝 마비가 왔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턱관절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6개월 정도 진료 후 귀찮아 병원 다니는 것을 그만뒀다. 담당 주치의는 나에게 당부했었다. 말이 많은 직업은 절대 갖지 말라고. 그 이후로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면 턱관절에 무리가 온다. 양쪽 볼 아래 부위를 계속 마사지해줘도 통증은 빨리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제는 그렇게 아프면 스스로 조절하게 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교정치료와 자세 교정 치료를 받았다. 뼈가 우두둑하는 소리를 들으며, 내 몸이 많이 틀어졌구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세가 안 좋으면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어떤 자세로 생활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체득하였다. 신체 건강을 위해서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노력 때문일까. 나의 걸음걸이는 바뀌었다. 나 자신도 느낀다. 엉덩이를 빼고 걸을 때는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는데 지금은 걸을 때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낀다. 이 느낌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재작년부터였던 것 같다. 병원에서 키를 재는데 2cm 정도가 늘어났다. 나이가 들면 보통 키가 줄어든다고 들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2cm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목 디스크 때문에 어깨가 빈번하게 아팠는데 그 증상도 없어졌다. 거기다 같은 자세로 누워있으면 팔이 금방 저렸는데 그 증상 역시 완화되었다. 이런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나의 걸음걸이 돌아보게 되었고, 걸음걸이가 바꿨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걷는 모습을 촬영해보니 분명 변해있었다. 기적이다.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서서히 기적이 나의 신체에 일어났다. 수년간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     


자세가 교정된 이유일까. 최근 몇 년간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았다는 사실도 떠올리게 된다. 예전이면 토요일엔 어김없이 한의원과 일반 병원을 찾았으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어깨도, 목도 가끔 아프지만 견딜 만한다. 기적이다. 자세가 이다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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