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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Nov 10. 2022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과거 사진을 보다.

유튜브 앱을 열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엄마 아빠의 과거 사진을 보는 아이들의 영상이 떴다. 영상을 보는 내내 웃음이 지어진다. 엄마와 아빠의 만남부터 아이의 탄생과 성장을 담은 사진을 보며 한 가족이 이야기를 나눈다. 한 가족의 역사가 사진 속에서 살짝 보인다. 사랑으로 똘똘 뭉친 가족들. 잊고 있었던 기억이 과거의 사진으로부터 불러와진다. 사진을 통해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젊은 날을 만난다. 그리고 궁금한 질문들을 한다. 가족끼리 소통하기 좋은 소재가 사진인 듯하다. 사진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가 연결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한 가족의 탄생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손쉽게 사진 촬영을 하지만 예전에는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국민학교 시절만 해도 카메라 있는 집이 몇 가구 안 되었다. 사진이 있다 치더라도 수동 필름으로 지금처럼 쉽게 사진을 인화할 수 없었다. 인화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필름을 맡기고 찾으러 갈 때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사진은 많은 수고로움 속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라 더 애틋하고 미묘한 감정이 섞여 있다.          


영상 속에 엄마, 아빠의 사진을 보면 오래전 찍는 사진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보고 싶어지는 하루이다.      

    

엄마, 아빠의 젊은 날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고, 부러웠다. 이 나이 되도록 혼자 살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 가정을 이루고 살 줄 알았다. 나에게 있어 평범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일이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연애도 해 본 사람이 많이 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그날그날의 삶을 살기 위해 바빴고, 연애에 큰 관심이 없었다. 짝사랑을 주로 했다. 이룰 수 없는 짝사랑, 그것 하지 말기를 추천한다.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인 감정은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고, 이성을 만나는 것 역시 어렵다. 매력적이지도 않고, 외모도 자신이 없다. 그리고 나 같이 동아리나 동호회 가는 것도 안 좋아하고, 술도 먹지 않고, 모임도 싫어하고, 혼자 여행 다니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더더욱 쉽지 않다. 그러나 혼자 살고 싶지는 않다. 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었다. 이루지 못해서일까? 엄마, 아빠의 젊은 날의 사진을 보며 가족 모두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이 왜 이리 부럽고, 아름다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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