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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Jul 08. 2021

오프라인 게임

요즘 대세인 게임을 대부분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즐기지만, 난 여전히 온라인 세상보다 오프라인 세상 속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      


어릴 적 놀이에 푹 빠져 살았다. 쉬는 시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 또래 남자아이들을 이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열정과 정열을 쏟아 제기차기를 쉴 새 없이 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일까? 나는 오래전 회에서 진행했던 제기차기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해 상금을 거머쥐었다. 놀이에 미쳐 있었다.  

   

저수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차 있는 논바닥에 얼음이 얼면, 썰매를 타기 위해 한달음 뛰어갔다. 한참을 놀다 살얼음판에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져 옷이 흠뻑 젖을 때도 있었다. 젖은 상태로 몸을 오돌토돌 떨며 집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엄마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마음도 몸도 움츠려야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위축될 내가 아니었다. 나는 또 얼음판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놀이에 푹 빠져 그날을 살았고, 미래의 걱정보다 현재를 살았다. 얼음판에서 친구들과 목표지점을 정하고,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게임하며, 그날 상황에 재미를 더해 놀았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에서 게임을 즐길 필요가 있다. 어른과 아이, 남과 여,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자· 손녀, 형제자매 어떤 관계라도 좋다. 그들만의 게임을 만들고 같이 즐기며,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돈독히 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릴 적 숨바꼭질, 고무줄, 땅따먹기 등 친구를 이기기 위해 경쟁하듯 게임도 했지만, 그저 심심해 시작해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도 했다. 게임이 주는 좋은 점이다. 게임을 통해 경쟁심도 배우지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고, 같이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덧 협동심까지 길러진다. 지금 혹시 어색한 관계가 있거나, 서먹서먹한 관계가 있다면, 간단한 낱말 맞추기 게임이라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을 통해, 말이 트일 수도 있다.      



서로 경쟁 상대라 생각하며, 간단한 일도 촉각을 곤두세웠던 젊은 두 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자주 아침에 나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결국 고민 끝에, 회의실에 그들을 불러놓고, 함께 질문 카드 게임을 시작했다. 자신이 뽑은 카드를 상대방에 건네주고, 그 카드에 대한 상대방의 생각을 듣는 방식으로 두 시간 정도 진행했다. 질문 카드 게임으로 적절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을 통해 서로의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잘 활용한다면 게임은 유익하다.


게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마스크를 벗으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나 어색한 사람과 간단한 게임 하며 소통하고 싶다. 오늘 저녁 묵혀 두었던 공기를 꺼내, 엄마와 게임 한번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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