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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웰빙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삶을 재설계하는 심리학적 웰빙의 기본

by 명랑세린
오늘 하루, 어떤 기분으로 보내셨나요?
행복이 가득했던 날이든, 조금 버거운 날이든
지금 이 순간만큼은 편안한 공간에서, 집중이 잘 되는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길 바랍니다.

웰빙 코칭, 첫 번째 시간을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누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시나요?


노르웨이 작은 도시에 살면서(인구 3,000명)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저는 생각합니다. '이곳엔 티셔츠 하나에 한화로 26-30만 원 해도 척척 사 입는 할머니들이 많다는데, 부모와 아이 1명 이렇게 세 식구 사는데 인당 보트 하나씩 가졌다는데, 나라에서 기름 나니 노후는 걱정 없을 거고, 7시 30분 출근(좀 이르지만)해서 4시면 퇴근하고(1일 7.5시간), 저녁엔 운동하고, 하이킹 가고, 가족과 시간 보내고, 깨끗한 공기, 평등한 문화 속에 사는 이 사람들 정말 다 가진 것처럼 느껴지네... 부럽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남녀 모두 일해야 먹고살 수 있고(높은 물가), 세금을 너무 많이 떼고, 평등 때문인지, 경쟁이 심하지 않아서인지 소비자 선택의 옵션이 부족하고, 해가 너무 짧은 겨울, 해가 너무 긴 여름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주며, 때로는 따분하게 느껴지는 반복되는 일상을 어찌 견뎌내나 싶기도 합니다.


잘 산다는 것의 의미

잘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따지다 보면, 이것이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가 바라보는 노르웨이 인들의 삶은 제 관점일 뿐, 그들의 만족과, 그들의 불만족은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알 수 있을 테고요. 그래서 ‘잘 산다’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는 거 같습니다. 물질적 풍요를 이룬 자유로운 삶, 자연 속에서 평온하게 사는 삶, 혹은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이름을 알리는 삶도 떠오릅니다. 동시에 우리는 종종 ‘잘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외적인 성취로만 정의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잘 산다’는 의미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여러분 스스로 삶의 방향을 고민해 보실 수 있도록 이 글이 쓰였습니다.



웰빙(Well-being)이란 무엇인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잘 존재하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웰빙을 다양하게 정의해 왔는데요, 그중 Diener(1984)는 웰빙을 ‘개인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며,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상태’로 정의하며, 이를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이라 명명했습니다. 그는 주관적 웰빙의 핵심 요소로 삶의 만족도, 긍정적 감정, 그리고 부정적 감정의 부재를 제시하였고, 이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 ‘삶의 만족 척도(Life Satisfaction Scale)’를 개발했습니다.



쾌락적 웰빙과 적응

그렇다면, 여러분은 언제 기분이 좋아지시나요? 예를 들어, 퇴근 후 편한 친구와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서 맥주 한 잔을 나누거나, 만원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기만의 무드를 만들거나, 예상치 못한 동료의 커피 선물로 하루가 더 밝게 느껴질 때처럼요. 이런 순간들은 우리의 삶에 쾌락적 요소를 더해줍니다. Diener(1984)의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 SWB)은 삶의 만족도, 긍정적 감정, 그리고 부정적 감정의 부재로 정의된다고 했는데, 이 중 '긍정적 감정 경험'은 쾌락적 웰빙(Hedonic Well-being)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쾌락 적응 이론(Hedonic Treadmill Theory, Brickman & Campbell, 1971)에 따르면, 이러한 쾌락적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어 점차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답니다. 처음엔 고마웠던 커피가 반복되면 무감각해지고, 더 큰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죠. 새 아이폰을 사고 난 후 며칠 만에 호기심은 사라지고 적응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심리적 웰빙(Psychological well-being)

Diener의 주관적 웰빙 이론은 긍정적 감정과 삶의 만족에 초점을 맞추며 웰빙 연구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웰빙을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오죠? 비판도 있었고요. 이에 심리학자 Ryff(1989)는 심리적 웰빙(Psychological Well-being, PWB)을 제시하며, 웰빙을 보다 심층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개념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녀는 자기 수용, 자율성, 환경적 숙달, 긍정적 관계, 삶의 목적, 그리고 개인적 성장이라는 6가지 차원을 소개하며, 웰빙이 단순히 감정적 만족을 넘어 삶의 의미와 성장을 포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유다이모니아(Eudaimonia) 개념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에 초점을 둡니다.


쾌락적 웰빙(Hedonic Well-being)과 심리적 웰빙(Eudaimonic Well-being)을 함께 고려하면, 웰빙을 다차원적으로 접근한 거 같아 완전하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웰빙

지금까지 심리학적 관점에서 웰빙이 무엇인지 살펴봤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봅시다. 여러분에게 웰빙이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 저도 참 답하기 쉽지 않은데요. 최종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징검다리 질문을 몇 개 해볼게요.


1. 앞에서 읽어본 심리학적 웰빙 정의들을 참고해 봤을 때 어떤 정의가 여러분 마음에 와닿았나요?

- 무엇보다 긍정적인 정서를 가져야 웰빙 하는 느낌이 든다면 주관적 웰빙이 더 끌리셨을 수 있을 거 같아요.

- 아니면 나를 수용하는 삶이 웰빙 아닐까? 하셨을 수도 있고,

-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웰빙이다.

- 환경적으로 숙달*된 상태가 웰빙이다?

* 환경적 숙달이란 삶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 즉, 생활습관을 바꾸거나, 직장·가족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정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뭐니 뭐니 해도 가족 친구 지인 직장 동료들과 좋은 관계에 있는 게 웰빙이다.

- 개인의 삶의 목적을 가지고 성장하는 게 웰빙이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우리가 추구하는 웰빙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떤 정의에 더 끌렸는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모두 다~라고 답해도 좋고요!


2. 그렇다면 여러분이 그 웰빙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삶에 만족감을 느꼈던 순간, 혹은 삶의 목적을 발견하거나 개인적으로 성장했다고 느꼈던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여러분에게 그런 순간들은 어떤 의미였나요?


3. 그런데 요즘 여러분의 웰빙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인가요? 과도한 바쁨이나 거듭된 실패, 힘든 관계처럼, 현재 삶에서 여러분을 지치게 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 요소들이 없는 상태를 생각하면 여러분의 웰빙 정의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4. 이제, 여러분 만의 웰빙을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더 길어도 좋고요. 저는 언제나 여러분의 댓글을 읽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여러분의 문장을 여러분의 눈이라 생각하고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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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는 당장의 만족에 치중하거나 먼 미래의 성취를 위해 현재의 웰빙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웰빙은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균형을 이루며 살아갈 때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만의 웰빙을 정의해 보세요. 나에게 '좋은 삶'은 어떤 모습인지, 내가 스스로 잘 산다고 여겨지는 상태가 무엇인지 몇 문장 또는 단어로 표현하면서 오늘부터 고유한 여러분만의 웰빙을 추구할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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