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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내 삶에 가장 변화가 필요한 영역

by 명랑세린
오늘 하루 어땠나요?
바쁜 하루를 보냈든,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안의 평온함을 찾아가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웰빙 코칭, 세 번째 시작해 볼까요?


지난주에 플로리싱(Flourishing, 활력)과 랭귀싱(Languishing, 시듦), 그 사이에 어디에 내가 있는지 가늠해 보았다면(https://brunch.co.kr/@sharingserin/33)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 삶의 어떤 영역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또 어떤 영역에서는 나름대로 만족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봅시다!



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여러분, 종종 삶이 그냥 힘들다고 느껴지실 때가 있나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정한 삶의 영역에서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최근 저는 남편과의 관계도 좋고 건강도 괜찮지만, 석사 과정이 너무 힘들어 "내 인생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치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느꼈고요. 자주 힘듦에 압도되어 그 이유를 살펴보니, 제가 어렵고 힘든 부분만 가지고 전전긍긍, 걱정을 하고 있더라고요.



부정편향성

인간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도 아주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정편향성(Negativity Bias)이라는 것 때문인데요. 부정편향성이란 우리 뇌가 부정적인 경험이나 감정을 긍정적인 경험보다 더 강하게 기억하고 반응하는 심리적 특성을 의미합니다. 진화적으로 볼 때,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회피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편향이 삶을 왜곡하여, 특정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마치 삶 전체가 힘든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내 삶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영역에서의 어려움이 전체적인 웰빙을 방해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있다면 우리가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라이프 휠(Wheel of Life) 활용하기

라이프 휠은 개인의 삶을 8~10개의 주요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도구입니다. 1960년대 폴 J. 마이어(Paul J. Meyer)가 처음 개발한 이 휠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삶의 균형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라이프 휠의 가장 큰 장점은 특정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하고, 불균형한 부분을 명확하게 드러내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영역을 파악하도록 돕습니다.


라이프 휠에서 다루는 대표적인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정 & 돈 | 직업 & 업무 | 건강 & 피트니스 | 즐거움 & 여가 | 환경(집 & 직장)
사회적 관계 & 커뮤니티 | 가족 & 친구 | 연인 & 사랑 | 개인 성장 & 학습 | 영성 & 가치


이 목록은 반드시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영역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지금 내 삶의 대부분은 아이를 돌보고 교육시키는 데 쓰이고 있어요. ‘가족’이란 말로는 부족한 느낌이에요.”라고 하신다면 가족과 별도로 "육아/자녀 교육"을 독립된 항목을 설정하실 수 있습니다. 은퇴가 가까워져 건강도 중요하지만, 노후 자금과 주거 문제도 같이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면 재정과 별개로 ‘은퇴 준비’를 따로 지정하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과의 관계가 중요하신 분은 "반려동물이 제 가족이자 삶의 중심이에요.”라고 하실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가족과 구분해서 ‘반려동물’이라는 항목 추가하실 수 있겠죠?


사족 : 제 목표는 맞춤형 웰빙 코칭입니다! 일반적인 도구를 개인화시키시면 좋겠어요!


라이프 휠 적용 방법

1. 영역 선택 및 현재 만족도 측정

영역의 개수는 10개를 모두 사용하셔도 되고 8개 영역을 선택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각 영역의 만족도를 1-10점 척도로 평가합니다. 저의 경우, 대표 영역 10개 모두 사용했고, 이렇게 점수를 줬습니다.

건강 (1).png Sharing Serin's Wheel of life (2025.02.20)



1) 건강 : 7점

2) 직업(경력) : 5점

3) 재정 : 5점

4) 즐거움&여가 : 6점

5) 환경(집&직장) : 9점
6) 사회적 관계 : 4점

7) 가족과 친구 : 5점

8) 사랑 : 9점

9) 개인 성장 : 8점

10) 영성& 가치 : 6점



2. 현재 점수 이유와 미래 원하는 점수 측정

자 이제, 이 점수를 준 이유를 고민하고, 미래에 도달하고 싶은 점수도 설정해 봅시다. 특정 영역의 점수가 낮다면, 그 영역이 현재 삶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파악할 수 있고, 점수의 근거가 명확해져야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사회적 관계가 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입니다. 그다음으로 경력, 재정, 가족과 친구 영역이 5점으로 낮게 나왔습니다. 사회적 관계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현재 노르웨이에 거주 중이라 사회적 관계에서 만족도를 높일 기회가 적습니다. 다만 작년보다 점수가 오른 이유(작년엔 2점)는 스포츠 센터를 다니며 노르웨이 사람들과 접점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급하게 올려야 하는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요.


가족과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정기적으로 화상 통화를 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하고 있기에 5점을 주었습니다. 향후 6~7점 정도로 올릴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력은 10점으로 올리고 싶습니다.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5점을 주었지만, 경력 공백에 대한 불안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력 공백을 메우는 것이 현재 웰빙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였고, 이 영역을 우선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했습니다. 경력을 개선하면 재정 상태도 함께 좋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3.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ACTION PLAN

이제 작은 실천 목표를 설정해 봅니다. 예를 들어, 건강 점수가 현재 3점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30분 동네 걷기"처럼 쉽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너무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작더라도 실천 가능한 목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거든요. 갑자기 "운동 해야 하니까 헬스장 매일 2시간씩 다니기"라고 세워 버리면 며칠은 할지 몰라도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편안한 운동화를 먼저 사기"처럼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첫 번째 목표로 정하면 실천이 가능하고, 실천 후 자기 만족감도 높아집니다. 무리한 목표는 오히려 우리의 웰빙을 해칠 수도 있고요.


그 이유는… 저 역시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서 수도 없이 씨름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데요. 평생 통통한 몸으로 살아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날씬한 사람이 되겠다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오래 하지 못하고 결국 폭식을 해서 이전보다 더 살이 쪘던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면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습관, 생활 태도, 어떤 상태를 무시한 채 오로지 '변화'만을 위해 스스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퇴근 시간 다 됐는데 갑자기 일을 많이 주는 직장 상사 같달까요?


무리하게 실천 계획을 세우는 대신, '야채 한 번 더 먹기, 계란 하나 추가하기' 같은 작은 실천들을 하면, 어느새 야채와 건강한 단백질을 먹는 습관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변화가 시작되더라고요. 습관이 바뀌면 정체성도 그에 맞게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고요. 중요한 건, 한 칸 한 칸 사다리를 놓아가듯 이상적인 나에게로 가는 길을 ‘친절하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 변화의 과정도, 결과도 웰빙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변화하기”가 진짜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

삶에는 다양한 영역이 있고, 매일 모든 영역을 의식하며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라이프 휠을 주기적으로 활용하면서 현재 내 삶에서 균형이 깨진 부분이 어디인지, 또 얼마나 잘 굴러가고 있는지 점검하면 삶 전체가 무너졌다고 느끼거나 힘듦에 허덕이지는 않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라이프 휠 덕분에 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거나, 현실적인 목표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관적으로 살아가는 건 당연하고, 때때로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잠시 멈추고,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작은 시도는 웰빙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뇌과학이 말하는 어쩌고, 심리학에서 말하는 어쩌고, 저속노화 어쩌고 하는 정보들이 마치 공짜로 주어지는 것처럼 우리 눈앞에 쏟아집니다. 물론 어떤 정보는 정확하고 유용해서 고마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우리의 시간을 쓰는 일이기에 진짜 '공짜'는 아니지요. 그래서 이런 정보들에 현혹되어 무리하게 따라 하거나 급하게 시도하기보다는, 먼저 '내'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만을 엄선해서 선택하고 시도하는, 그런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라이프 휠에 대한 정보도, 여러분만의 사치를 한 번 부려보세요.

제 속마음은 사실, “여러분만의 라이프 휠을 알록달록 그려보세요!”라고 하고 싶지만요.

세 번째 코칭까지 잘 따라오셨다면, 우리는 점점 더 ‘자기만의 웰빙 위치’를 잘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 네 번째 코칭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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