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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도 공식이 있다면 사용하시겠습니까?

웰빙 공식 첫 번째

by 명랑세린


하루가 어떻게 흘렀든,
지금 이 순간부터는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볼
시간입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웰빙 코칭, 네 번째 시작합니다.


제 수입은 0원입니다. 통장에 들어오는 돈 없이 생활한 지 벌써 1년이네요. 이 말은 곧 일을 안 한 지 1년이 되어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노르웨이에 와 살면서 공부를 시작했더니 커리어나 재정 영역에서 웰빙은커녕 오히려 돈을 더 쓰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라이프 휠(https://brunch.co.kr/@sharingserin/34)에서 '커리어와 재정'에 대한 만족도는 현저히 낮았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작년 9월 공부를 시작할 때는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떻게, 왜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나의 코칭 세션

코치는 늘 해왔던 방식대로 내게 물었다. "오늘 마음에 어떤 주제가 있나요?" '내 마음에, 오늘이라...'


코치는 나의 동료다. 같은 전공 석사생들끼리 3명씩 짝이 되어 코치, 고객, 관찰자 역할을 하면서 75시간의 실습 시간을 채워야 했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약속을 정해 만나서 30분씩 서로 코칭을 해주고, 피드백을 하면서 시간과 실력을 쌓아갔다. 그날도 어김없이 실습이 시작됐다.


"저는 지금 일을 안 하는 풀타임 학생이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과 커리어 단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이 공부를 한다고 해서, 미래에 돈을 잘 벌 수 있을까요? 제 커리어를 잘 이어갈 수 있을까요? 누가 저를 강사로 부를까요? 제가 코칭을 한다고 알리면 사람들이 제게 코칭을 받으러 올까요?"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단순히 ‘지금 돈을 못 벌고 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 이 상태가 끝없이 이어질까 봐 불안했다. '내가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특히 공부를 시작한 1학기에는 그 불안이 더 극심했다. 인스타를 통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회적 비교를 멈추기 힘들었고, 이미 사회적 업적이나 명성을 많이 이룬 석사 동기들도 내게는 주눅이 들 많은 이유 중 한 부분을 차지했다.


코치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다음 질문을 이어했다. "오늘 재정과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더 자세히 마음에 있는 걸 말해줄 수 있을까요?"


진심 어린 눈으로 내 눈과 마주치면서 내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그 순간, 지구상에 나의 코치 하나뿐인 듯이 느껴졌다.


"저는 10년 넘게 프리랜서 강사로 한국에서 활동했어요. 결혼을 하면서 노르웨이에 와서 갑자기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죠. 입학을 했고, 풀타임 학생이 되었어요. 하지만 저축이 줄어드는 걸 볼 때마다 불안감이 커져요. 인스타를 보면 같이 일했던 과거 동료들의 활동을 볼 수 있는데, 부럽기도 하고, 그들처럼 활발하게 다시 제 일을 이어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요. 그리고 지금 영어로 공부를 하다 보니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공부도 뒤쳐지는 거 같고..."


사실, 이렇게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걸 안다. 감사를 자주 떠올린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멈춰서 삽질을 하고 있는 기분. 왠지 아등바등하는 느낌.


코치가 나의 과거를 터치한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경험을 했던 적이 있나요?"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선생님을 하다가 강사가 되려고 했을 때 쉽게 돈을 벌 수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버티면서 강의를 찾고, 서브로 과외도 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내가 예상하는 코칭 순서가 적중한다면 분명 코치는 내게 그때의 성공 경험을 물을 것이다. 역시나! 그녀는 내게 같은 경험 속에 숨어 있는 '성공 요소'를 물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버텼더니, 점점 저를 알릴 수 있었어요. 강의가 늘어났죠. 그리고… 죽지 않더라고요. 1년을 하고 나니까 강의 주기나 수입 패턴을 익히게 되었고, 내가 상상하지 않았던 부분에서도 일이 많이 주어지더라고요. 예를 들어 나의 고객이었던 사람의 소개나, 유튜브 활동 같은 것들로부터?


그렇다. 사실 내 삶에서 길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집이 어려워졌을 때도, 처음 강사로 나설 때도, 처음 코칭을 시작할 때도, 코로나 때도, 불안하고 막막했지만 결국 길을 만들었다.


코치는, 아니 긍정심리학 코치는 적극적으로 듣고, 필요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그때 사용했던 강점이 있나요?"


나왔구나! 강점. 내가 사용했던 강점이라... 일단 내 강점에 뭐가 있었더라? '학습에 대한 사랑, 희망, 심미안, 사랑, 활력 등등...' 그때 썼던 건?


‘학습(배움)에 대한 사랑’이 시그니처 강점 중 하나예요. 나는 늘 배우는 걸 좋아하고, 어려울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이론과 개념을 탐구하는 걸 즐겨요. 뭘 아는 게 즐겁고, 배운 걸 나누는 게 기쁘고. 그리고… 늘 배움을 어떻게든 일로 연결시키려고 했죠!


그렇다. 나는 지금도 내 강점을 쓰고 있다. 다만, 그것을 아직 ‘돈이 되는 일’로 연결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나는 그렇게 배운 것을 연결해서 기회를 만들었었다. 그럼, 어쩌면, 지금의 배움도 미래에 나의 일로, 커리어로, 재정으로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또 그동안의 배움과는 비용도 기간도 좀 다르니까(기간도 길고, 비용도 크고) 더 잘 연결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코치의 이 질문은 코칭 세션 안에서 어떤 '전환'의 순간에 등장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도 자주 한다.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고객의 상태를 알고 싶기도 해서다. 전환이 일어났을지, 아닐지 확신이 없을 때도 물어보곤 한다. 어떤 단서들이 보이면 말이다.


이번 코칭 세션을 걱정과 불안으로 시작했는데, 강점 활용을 이야기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깨닫게 되네요. 나는 풀타임 학생이라는 현재의 역할 속에서도 강점을 활용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요. 이건 단순히 ‘커리어 단절’이 아니라,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한 배움의 시간’ 일 수도 있겠어요. 예를 들어 새싹이 돋아나기 전에 뿌리를 내리느라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땅 속에서 애쓰고 있는 씨앗처럼요. It’s a process, a learning journey. (이것은 하나의 과정이자, 배움의 여정이다.)


코치는 30분이라는 짧은 세션 안에서 내게 두 가지를 주었다.

첫째, 걱정과 불안 속에 있던 나를 좋은 기분으로 이끌어주며, 긍정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둘째, ‘커리어와 재정에 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더 나은 커리어를 준비하며 배우고 있는 중인 학생’이라는 정체성으로 바꿔볼 수 있게. 관점의 전환이자 확장!


코치는 내 안에 있는 자원들, 즉 내가 지닌 성공 경험과 강점을 함께 탐색해 나갔다. 그 덕분에 나는 코칭 전과는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



웰빙을 만드는 공식

눈치채셨나요? 웰빙 공식 첫 번째! 바로 '강점'입니다.

강점 기반 코칭을 받으면서 늘 놀라는 것은, ‘강점’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긍정심리학 코칭은 강점 기반 코칭이기도 해서, 코치들은 자주 '성공 경험'과 '강점'을 터치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 강점을 활용하면서 사는데도, 활용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해 강점의 이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죠.


지난 3월 제가 참여했던 ‘회복탄력성 프로그램 퍼실리테이터 과정’에서도 진행자가 숙제로 강점 콜렉팅을 해오라고 했습니다. 과제를 보자마자 '아, 또 강점이야?'라고 생각했지만, 과제를 하면서는 강점 가능성 영역을 분류하고, 키우고 싶은 강점을 적어나가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죠. 과제를 마친 후, 무의식 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분이 좋아지네!” 자신의 강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직접, 다시 한 번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강점 검사를 하거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서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강점을 인식만 하는 것이 웰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순간 긍정정서를 느낄 수는 있지만 웰빙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강점을 실제로 활용해야’ 하는 거죠.


제가 첫 번째 학기에 읽은 연구 논문 중에 한 문구를 인용해 볼게요.

“두 가지 개입법 ‘강점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기’와 ‘세 가지 좋은 일 쓰기’는 행복감을 증가시키고 우울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6개월간 지속되었다. 반면, 단순히 강점을 확인하는 것만 한 그룹 단기적인 효과만을 보였다.” (Seligman, Steen, Park, & Peterson, 2005, p. 416)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단순히 강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웰빙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강점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때, 웰빙의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즉, 강점을 생활 속에서 실제로 실천하고 적용하는 것이 웰빙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뜻입니다.



강점 인식

자, 강점 활용을 하려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부터 해야겠죠? 강점을 인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강점 검사를 해볼 수도 있고. 서로 잘 아는 사람들끼리 강점을 말해줄 수도 있고, ‘강점 인터뷰’처럼 1:1 대화를 통해 알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인 강점 검사를 먼저 추천할게요.



세 가지 강점 검사

1) VIA 성격 강점 검사: 삶 전반에 걸쳐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추천. 성격의 도덕적 강점을 중심으로 나만의 강점 조합을 보여줘요.

https://www.viacharacter.org/survey/account/register (회원가입 후 무료검사 가능, 한국어버전 있음, 24가지 강점 순위 제공)


2) CliftonStrengths: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궁금할 때. 특히 커리어나 조직 안에서의 강점을 알고 싶다면 이 검사가 잘 맞아요.

https://www.gallup.com/cliftonstrengths (유료, 34가지 강점 전체 또는 상위 5개 강점만 확인 가능한 옵션 있음)


3) Strengths Profile: ‘나는 왜 이 일은 지치고, 저 일은 신날까?’ 궁금했다면. 강점을 에너지와 연결해서 알려줘서, 강점을 더 전략적으로 쓸 수 있게 도와줘요.

https://www.strengthsprofile.com (유료, 60문항 정도, Realised, Unrealised, Learned, Weakness까지 총 4가지 범주로 강점을 분석)


다음 주 코칭 전까지 검사 한 번 받아보시겠어요? 저는 1번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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