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없는 영 Jun 11. 2018

외로움의 다른 정의

도시 프롤레타리아를 거부한 철없는 영이의 성장 이야기

"그럼 너는 외로워서 자꾸 인연을 만드는 거야? 솔직히 그런 사람 좀 별로지 않나?"


"당연히 외로우니 사랑을 자꾸 찾는 거겠지.. 말만 통해도 고마운 존잰데, 그 사람이 사랑하는 내 편이라면 정말 좋지 않아?"


"그런 사람은 쉽게 사랑에 빠지고, 또 자신이 외롭지 않다 생각되면 상대를 쉽게 버릴 수 있잖아!"


"십 년을 만나도 모르는 게 사람인데, 상대가 진짜 영혼의 단짝인지 빠른 시간 내에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어."


"그래서 아니다 싶음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렇게 이별이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곤 하더군. 어찌 보면 참.. 책임이 뭔지 모르는 사람 같아."


"책임? 서로의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없다는 걸 알았는데 곁에만 있는다고 책임을 다 하는 걸까? 그런 인연은 어쩌면 사람을 더 외롭게 할지 몰라."


"그런 식의 이유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연인을 떠날 때 활용하기 좋은 말이 될 수도 있어. 노력으로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군.."


"보기에 따라선 금방 사랑에 빠지고 또 이별을 하고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동시에 서로를 향한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야. 사랑을 시작할 때 여러 조건을 재지 않고 단지 매 순간 그 사람이 영혼의 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거지. 그런데 그 가능성이 아주 낮다면.. 그게 사람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일까? 


"사랑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상대를 잃고 싶지 않아 노력이란 걸 하지만.. 사람이 근본적으로 변한다는 건 불가능 한 일인 것 같아."


"그래서 그런 이유들을 헤어짐의 정당한 이유로 포장하고 쉽게 이별을 말하는 거겠지.."


"외롭지 않을 만큼 좋은 솔메이트를 만났는데, 행복은 그때 비로소 시작인 거 아닌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


"늘 그랬던 것처럼 심한 감정 기복과 변덕이 곧 이별로 이어질 테니까.."


"군중 속에서 혼자된 기분을 느껴본 적 있어? 사람이 곁에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야. 사람들에 둘러싸여 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허한 마음은 외로움을 느낄 수 있어."


"상대가 해결해 주기엔 너무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 지나치게 버거운 감수성으로 인한.. 어느 날 상대가 그런 이유들을 대며 곁을 떠난다면.. 정말 외로울 것 같다."


"맞아! 상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영혼의 구조와 흐름이 엇비슷하게 맞아야 더 이상 외롭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


"곁에 존재하는 사랑이 있는데 대체 뭐가 외롭다는 걸까.. 네 곁에서 하루를 사는 사람이 함께 하는데.. 대체 뭐가.."


"난 늘 외로웠는데.. 영혼의 단짝이 될지 모를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얘기했는데, 그들은 내게서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더 이상 얘기를 듣지 않았어. 내가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면 그건 내 망상이고 과민 이래. 그렇게 입을 닫아야 했던 날들이 참 외로웠지. 영혼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줄 수 있는 솔메이트를 만나는 게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삶을 시작한다는 건데, 그런 그 사람을 떠날 수 있을까?"



A는 인연의 무게를 모르는 가벼운 만남에 지친 사람이었고, B는 사랑의 달콤한 말에 진절머리가 난 사람이었다. 다른 C, D, E, F, G 들에게 외로움은 모두 각자 다른 정의로 이해된다.



 / 철없는 영  그림 / mond


매거진의 이전글 각자 다른 곳에서 '돈'이란 달을 바라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