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영이의 영화 파먹기
어린 날을 돌이켜 보면, 성인이 되어서도 좀체 그 실마리를 풀 수 없는 기억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기억이 달아날까 나만 고이 간직하는 비밀,
설령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다 해도 허무맹랑한 스토리는 사고가 막힌 성인의 고막을 쉽게 통과할 수 없다.
그래도 좋다!
어쨌든 나는 보았고, 겪었으니까..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법한 어린 날의 환상, 그 느낌이 잘 표현된 영화 <펭귄 하이웨이>
이시다 히로야스 감독, 아오이 유우, 키타 카나, 쿠기미야 리에 등이 목소리 출연한 <펭귄 하이웨이>는 일본 내 천재 작가로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동명 원작이 영화로 탄생한 것.
필자는 영화가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극장을 나오는 길에 책으로 원작을 접한 일부 사람들의 탄식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 탄식은 아쉬움의 그것이었다.
제22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펭귄 하이웨이>는 이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도 상영되었다. 극장 정식 개봉일은 2018년 10월 18일(목)이다.
학생 시절 처음 접한 일본 애니메이션 <월령공주> 이후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필자를 실망시킨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별 감흥을 얻지 못해도 그 기이한 상상력과 표현방법은 늘 중간 이상은 했던 기억.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늘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였다. 이번 영화 <펭귄 하이웨이>도 그러했고..
펭귄이 절대 살 수 없는 환경의 마을에 급작스레 펭귄 무리들이 포착되기 시작한다. 펭귄의 대사는 물론 "끽" 소리가 전부지만 모양새와 행동이 너무 귀여워 보는 내내 슬며시 엄마미소를 짓게 되는 것도 하나의 소소한 재미!
그리고 어른이 되기까지 3,888일이 남은 소년, 아오야마.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영리한 소년은 이웃 누나를 미래의 아내로 점찍어 두고 빨리 어른이 되기를 갈망한다.
어느 날, 그런 소년의 일행에 펭귄이 포착되고, 깊이 있게 그 문제를 파고들수록 점점 더 기이하고 요상한 문제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급기야는 미래의 아내로 점찍어 놓은 누나와도 문제가 얽히게 되는데..
스포는 여기까지!
감독은 소년 시절의 순수함을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것은 비단 영화 속 주인공뿐만 아니라 우리들 누군가의 기억에도 존재하는 순수한 기억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잠시 어린 시절의 나를 주인공에 이입하여 보게 되기도 했다.
그 시절의 나 또한 천진한 상상이 만든 환상 속에 살았을 테니.. 그런 기억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전체 관람가라 아이들이랑 봐도 좋은 영화!
아이들도 충분히 재밌어할 영화지만, 뭔가 아련한 느낌을 완벽히 이해하는 건 어른이어야 가능할 것 같다.
보고 나오는 기분이 쾌청하고 깔끔한 영화, <펭귄 하이웨이>
개인적으로 자꾸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일본에서 그것의 의미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하는 느낌도 전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개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