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픔이 내 삶으로 들어올때
나는 정말 작은사람이였다.
교회에 어떤 집사님이 계신다. 그 집사님의 아이는 어딘가 모르게 몸이 불편해보였다. 그 아이가 뛸때면 뭔가 대근육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서 절뚝거리는 느낌이 들정도였다.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 집사님은 아이의 이상한 부분에 대한 인지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회피를 하는 것인지 내 기준과 잣대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둘째아이가 유치원때의 일이였다. 하지 않던 밤중 소변실수를 하고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했던 말을 두번씩 반복하고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엿보였다. 사실 그 문제에 직면하기는 힘들었지만, 부모라면 응당 그 문제를 마주하여 해결하고 도와주워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말더듬이라서 언어치료센터에 갔다.
그 곳에서는 생각외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아이의 마음을 조금 돌봐줄 미술상담치료를 권유하셔서 가까운 곳에 가서 치료를 받고 난뒤 아이의 말더듬 문제는 차츰 호전을 보였고, 이제는 그 때의 일을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나의 경험과 기준으로는 그 부모는 그 아이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제목그대로 누군가의 아픔이 내 삶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우연히 그 집사님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게 되었다. 무언가 가슴속에서 털썩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 친구의 위에 한명의 아이가 더 있었는데 그 아이가 하늘나라로 간 것 이였다.
순간 내 기준에서 그 부모를 판단하고 내 잣대에 맞춰서 생각했던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좁은 시각으로 그 부모를 평가했었다는 나의 경솔함과 가벼웠던 나의 생각
나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구나.
나는 아무런 자격도 없구나.
6월의 독서모임의 책은 백수린작가님의 [눈부신 안부]였다. 주인공은 사고로 언니를 잃게 된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의 사이는 소원해지게 되고 엄마는 공부를 더 한다는 이유로 파독간호사로 독일에 있는 언니의 집으로 가게 된다. 주요 이야기는 파독간호사의 이모들의 이야기이 주를 이루지만, 주인공에게 있어서 독일로 가게 된 어쩌면 결정적인 이유는 사고로 언니의 죽음을 겪게 되면서 가족들은 상처로 서로의 슬픔을 돌볼수 없게 된다.
그 주인공이 묘사한 슬픔에 대해서 글을 읽고 있으면서 나는 더더욱 그 슬픔이 간접적으로 와닿게 되었다.
[언니를 잃은 이후 나는 가족 중 누구든 눈 깜짝할 사이 내 앞에서 없어져버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항상 시달리고 있었고, 동시에 언제 사라져버리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조바심을 느끼곤 했다.
[눈부신 안부] 책 부분 발췌
주인공은 행복한 일이 있어서 웃을 일이 있으면 이렇게 행복해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자책을 했고, 언니의 물건들이 몰래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글귀들.
감히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소설속의 장면들을 읽고 있으니 그 슬픔이 내 삶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나의 안일한 잣대와 평가,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배제된 편견들이 난무한다면 이 세상은 어떠할까?
나의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들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누군가의 아픔이 내 삶에 들어온다는 것은
내 마음의 온도가 1도 올라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