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잠들고 난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잠들 수 없는 밤을 오랜만에 맞이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이런 밤이 자주 있었다.
아이들을 혼내고 난 뒤, 소모되지 못한 감정을 붙들고 잠 못 이루던 밤.
자책하며 뒤척이던 밤.
오늘도 딸의 눈물이 마음에 남아 있다.
힘들지 않았을까, 너무 속상하지 않았을까.
그 애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다 소모되지 못한 채 마음 한편에 찌꺼기처럼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오늘 밤은
소모되지 못한 감정들이 글로 토해져 나오는 밤이다. 브런치에 올라온 수많은 글들의 감정들이
이상하게도 오늘은 더 또렷하게 읽혀온다.
글을 쓰고, 또 글을 읽는다.
그 행위들을 통해 쌓여 있던 감정들을 조금씩 녹여낸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묵은 피로와 마음의 감정들을 씻어내 본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잠드는 것보다
고단한 마음을 달래는 일이 더 힘든 밤이다.
그래도 아침이 밝아오는 하루의 시작을 기다려 본다. 그때쯤이면 내 안에 남아 있는 이 감정도
조용히 꺼져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