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aun Feb 26. 2019

에이전시에서 시안 작업.


"요건 정의 제대로 한 거 맞아요?"

"해달라는 대로 해줘도 되는 거예요? "

"설득할 만큼 했다..."





제안 후 구축 작업.





요건 정의.

이번 글은 이전에 발행했던 '제안 PT는 에이전시의 숙명'의 후속 글이다. 제안을 수주했다면 구축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제안 시안을 구축 시안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이번 글에서는 수주 후 구축 작업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본다. 제안을 수주하면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클라이언트와 계약 1순위 자격을 얻는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보통의 경우 수주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궁금한 게 계약일 텐데 주니어들에게는 잘 공유되지 않는 사항이다. 일반적인 경우 전체 사업비에서 계약금이 20%, 구축 시안 리뷰 및 임원진 보고가 완료되면 30%, 최종 배포가 완료되면 50% 잔금을 결제한다. 계약이 완료되면, 프로젝트에 대한 배경 및 요건들을 정의한다. 요건들을 정의하면서 일정도 수립하게 된다. 기획, 디자인, 개발의 일정도 조율하고 리소스도 결정한다. 각자의 일정을 확보하기 위해 대립이 있을 수 있으나 보통 큰 대립 없이 마무리된다.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 기획에서 클라이언트와 요건 정의를 진행한다. 요건 정의는 프로젝트의 배경,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사항들 그리고 구축 후 기대효과 등을 논하게 된다.

요건 정의.


보통의 경우는 비즈니스의 연장선상에서 기대효과를 얘기하지만 디자인의 안목이 있는 클라이언트는 해외 어워드 수상을 목표로 지정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기쁨반 슬픔반으로 디자인을 진행한다. 디자인의 대한 목적의식은 일치하지만 그만큼 까다롭게 컨펌이 진행된다.




전략 및 컨셉.

요건 정의가 완료되면 기획에서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을 기반으로 컨텐츠를 기획한다. 그 사이 디자인에서는 방향성 리서치를 진행한다. 컨텐츠 기획이 끝나고 SB(스토리보드)가 나오기 전에는 디자인을 진행할 수 없기에 선행 리서치를 진행한다. 기획의 전략 및 컨텐츠는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문서이기에 클라이언트들도 크게 이견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럴 때가 가장 위험하다. 클라이언트는 기획 문서에서 전략 및 컨텐츠를 파악해야 한다. 클라이언트가 문서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면 아주 큰 재앙이다. 경험상 사람들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에 의견을 말한다.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기획문서나 개발 범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에서도 이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의견 조율을 하고 기록한다. 클라이언트와 기획회의를 진행하면 항상 회의록을 작성하고 프로젝트 담당자의 사인까지 받아둔다. 이후 분쟁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런 회의록 따위가 분쟁에서 우위를 잡은 적은 없다. 그래도 회의록을 작성하고 사인을 포기할 수 없다. 회의록을 증거로 논쟁할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기획과 디자인의 포지션.


전략 및 컨텐츠가 확정되면 이제 시각적으로 표현할 디자인 컨셉 작업을 진행한다. 이미지맵을 활용하여 전체 톤을 공유하고 전략과 컨텐츠를 무슨 컨셉으로 표현할지 컨셉에 대한 디자인 전략 작업을 진행한다. 컨셉이 정해지면 보통 2~3개의 시안 작업을 진행한다.




리뷰 및 피드백.

클라이언트 중에는 몇 가지 부류가 있다. 첫 번째, 목적이 명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부류. 두 번째, 이 프로젝트를 왜 하는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류. 그럴 경우는 보통 사업비 소진을 위한 소모적인 프로젝트일 때가 가장 크다. 세 번째, 선무당이 사람 잡는 부류. 개인의 취향으로 프로젝트를 망치는 경우다. 첫 번째 부류의 클라이언트를 만난다면 행운이다. 하지만 거의 두세 번째 부류가 많다. 그 과정에서 시안 작업은 난항을 겪는다. 두 번째 부류의 클라이언트 경우 어떤 시안을 보여줘도 결정하지 못한다. '시안 더 없어요?'라는 피드백으로 시안 작업에 디자인 일정 반을 소모한다. 그도 그럴만한 게 왜 하는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인데 눈에 들어오는 시안이 있을 리 없다. 그럴 경우는 사업부장이 클라이언트의 직책자를 만나 교통정리를 한다. 세 번째 부류는 제안해주는 시안 외에 자신이 원하는 시안을 꼭 포함시켜줘야 한다. 다른 시안으로 결정이 돼도 꼭 자기 취향을 섞는다. 피드백의 대부분은 자신의 취향이다. 이는 심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가 마무리됐을 때 자신의 공이 없다는 생각이 큰 이유일 것이다. 다시 첫 번째 부류에 대해 말해보면,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고 있고 우리가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느끼게 해 준다. 그럴 경우 공동의 목표가 자연스레 형성되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가 조성된다. 또 피드백보다 의견을 묻는다. 그럴 경우 최종 아웃풋의 퀄리티는 항상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어워드에 수상할만한 퀄리티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아웃풋은 에이전시의 능력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논리적인 것도 중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안 리뷰는 피드백과 디벨롭의 반복이다.


여러 부류의 클라이언트가 있지만 시안 리뷰의 목적은 선택과 집중이다. 방향성에 맞는 시안을 선택하고 그 시안에 집중해 디벨롭을 반복한다. 메인 페이지 경우 배포 전까지 디벨롭을 한다.




구축.

방향성에 맞는 시안이 결정되면 가이드대로 나머지 페이지들을 디자인한다. 이때부터 디자인은 평균적으로 순탄하게 진행된다. 일정이 넉넉할 때는 디자인을 다 진행하고 순차적으로 퍼블리싱을 진행하지만 일정이 넉넉지 않을 때는 병렬로 퍼블리싱을 진행한다.

순차적 진행과 병렬식 진행.


시안 작업에 디자인 일정 반을 소비했을 때나 일정 공수를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을 때 보통 병렬로 진행한다. 병력식 진행은 프로젝트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그럴 경우 데일리로 디자인 페이지를 퍼블리싱하는 경우도 있다. 퍼블리싱 이후에는 개발 작업을 진행한다. 개발 비중이 없을 때는 구축 기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커머스 또는 금융 쪽 프로젝트를 구축하게 되면 개발 일정은 디자인 일정의 배로 들어가기도 한다. 또는 오버된 일정을 줄이기 위해 리소스를 더 투입하기도 한다. 구축 후반에는 개발 이슈가 주이기 때문에 디자인은 퍼블리싱 검수 및 오류 페이지 수정만 해주면 된다. 오히려 개발 이슈가 많을 때 일정 뒷단에서 디자인은 별로 할 일이 없다. 그럴 때는 디자이너 최소 인력만 투입하고 나머지 인력은 다시 제안 작업에 투입된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기쁠 때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배포되었을 때 일 것이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이슈가 되고, 어워드에 수상을 하게 되면 그만큼 보람되고 기쁜 일이 없다.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 어렵고 힘든 환경을 버티나 보다.


힘내세요! 디자이너들!






매거진의 이전글 제안 PT는 에이전시의 숙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