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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Dec 04. 2019

디자이너가 디렉터를 떠나야 할 때.



배울 게 없다고 느껴지면 떠나라.





배우는 것이 아트웍의 기술이라면.

누구나 디자인 시작할 때면 주니어의 과정을 거친다. 단지 디자인뿐이겠는가? 모든 직업들이 주니어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리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들도 모두 주니어의 과정을 거쳐 디렉터의 자리에 올랐다. 누구나 거치는 주니어 과정이지만, 그전에 어디서, 어떻게 주니어 과정을 거쳐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는 주니어 시절 그 고민을 크게 하지 못했다.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했을 텐데'라는 후회가 밀려온다. 모든 직업과 시장에는 리그가 존재한다. 마이너리그가 있는 반면 메이저리그도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시작하는 사람, 시작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하는 사람, 또 하다 보니 메이저리그에 올라선 사람 여러 경우가 존재한다. 꼭 메이저리그에 올라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메이저리그에 올라서길 원할 것이다. 주니어의 과정을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따라 메이저리그로 올라설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주니어 시절에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다. 배울 수 있는 것은 주로 기술적인 부분에 한정적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일들은 시간과 노력으로 금방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일단 배우고 나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주니어 시절 기술에 대한 부분은 빠르게 습득하지만 개념에 대한 부분은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개념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는 디렉터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개념에 대한 부분을 가르쳐 줄 디렉터를 만난다 해도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개념을 잡는 업무가 아닌 단순 기술이 필요한 일이 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금 주니어에 해당하는 사람은 당신의 디렉터가 개념을 가르쳐 주고 있는지, 기술을 가르쳐 주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더 이상 습득한 기술 외에 배울 것이 없다면 과감하게 떠나라.




중요한 건 아트웍의 기술이 아닌 설계의 개념.

나는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를 경력이 아닌 개념을 세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구별한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건 개념이지 기술적인 아트웍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트웍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기술적인 아트웍이 표현의 역량이라면, 개념적인 부분은 설계의 역량이다. 나는 이 둘의 부분이 충족이 될 때 비로소 시니어로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념적인 부분의 설계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당신의 조직에서 당신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트웍의 기술인지, 설계의 개념인지, 이 두 가지 모두의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아트웍에서 설계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디자이너들은 보통 첫 직장에서의 근무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다. 짧게는 1~2년 길어도 3년 미만이다. 그 이유는 난생처음 입사한 회사이기 때문에 본인과 맞는 케미의 회사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또 위대한 포부를 품고 입사한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 디자인 리소스 정리의 하찮은 일이라면, 쉽게 회의감이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첫 직장에서 신입 디자이너에게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맡기지도 않는다. 보통 첫 1년 차에는 리소스 정리의 하찮은 일들을 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아트웍 중심의 디자인 기술적인 부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일단 그것부터 배워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은 맞지만 계속 그 일만 맡게 된다면 계속 회사를 다닐 것인지 고민을 해볼 만하다. 디자이너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설계의 개념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 이상 설계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과감히 떠나는 것이 맞다. 주니어 시절 이직을 너무 겁내지 말자. 전혀 겁낼 필요가 없다. 이직이 많다고 흠도 아니다. 오히려 주니어 시절 도전과 모험 없이 더 이상 배울 게 없는 한 회사에 머무는 것이 독이다.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면 과감히 떠나자.




디자이너가 디렉터를 떠나야 할 때.

그렇게 점점 배울 것을 찾아 도전하고 모험을 하다 보면, 점점 메이저리그에 가까워진다. 5년 차가 지나고 8년 차가 지나면 언젠가부터 디렉터의 디렉팅이 예전보다 관여가 덜해질 때가 온다. 또 예전에 디렉터의 아이디어나 설계의 개념이 점점 예전만 못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가 디렉터를 떠나야 할 때이다. 디렉터가 실력이 줄어든 게 아니라, 당신의 실력이 디렉터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디렉터의 울타리에 있기에는 너무 성장한 것이다. 기존 회사에서 디렉터의 뒤를 이을수도 있지만, 대부분 기존 디렉터의 TO가 빠지지 않는다. 그럴 때는 좁아진 디렉터의 울타리를 떠나 새롭게 한 단계 올라설 때이다. 그렇게 한 체급, 한 체급 올려 점저 메이저로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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