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v 페라리> - 집념과 끈기를 담아

by Shaun SHK

배경은 1960년대 미국,

국내에서는 팬이 많지 않은 자동차 레이싱 소재의 영화.

그렇다고 말랑말랑한 로맨스가 곁들여진 것도 아니고 성격 있어 보이는 남자 주인공 두 명의 이야기.


처음 영화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60년대 미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까. 자동차 레이싱 팬이 아니면 별로 재미없지 않을까. 성격 있고 선 굵은 남자 주인공 둘이 나오는 영화라 지나치게 투박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런데 이 영화, 이러한 걱정들을 모두 떨쳐버릴 만큼 대단히 흥미 있고 매력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했을 뿐,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서킷을 질주하는 차량과 우렁찬 엔진 소리를 들으면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레이싱에 관심 없는 관객들을 자동차 레이싱 팬으로 만들지도 모릅니다.


고집 있는 전현직 레이서들의 영화지만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모습을 통해 거친 남자들 간의 브로맨스가 느껴집니다.



스포차카 제조사인 페라리를 인수하려다 모욕을 당한 헨리 포드 2세는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르망 레이스에서 우승하려 합니다.


르망 레이스는 장장 24시간 동안 정해진 코스를 반복해서 돌며 승부를 가르는 대회입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경기이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 르망 레이스 우승을 통해 큰 홍보효과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캐롤 셸비는 한 때 르망 레이스에서 우승했던 전직 레이서이지만 특별히 포드 회장의 부름을 받고 자동차 디자이너로 르망 레이스 우승을 위해 일합니다.

켄 마일스는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며 누구보다 차에 대해 잘 알고 누구보다 스포츠카를 잘 다룹니다. 그는 캐롤의 요청으로 레이스 우승을 위해 뛰기로 합니다.

캐롤과 켄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손을 잡고 르망 레이스를 차곡차곡 준비해 나갑니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대단히 단순합니다. 포드 회장이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하려 하고, 이를 위해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과 레이서 켄이 의기투합합니다. 이들은 크고 작은 장애물들과 부딪히지만 집념과 열정으로 하나씩 극복해 나갑니다.


단순한 스토리를 흥미 있게 만드는 것은 연출력입니다. 감정이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결코 밋밋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레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의 갈등과 레이싱 중의 긴박한 상황 등이 능력 있는 연출을 통해 몰입감 있게 그려집니다.


연출 외에 인상 깊은 부분은 역시나 두 주연 배우의 열연입니다. 이제는 중후한 중년미가 넘치는 맷 데이먼과 크리스천 베일은 늘 그렇듯 캐릭터의 옷을 그대로 입은 듯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낯선 소재와 배경 때문에 영화관으로 들어서기 망설여질지도 모르지만 매끄럽고 수려한 연출 솜씨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는 모든 우려를 우렁찬 엔진 소리로 뒤덮어 버립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쯤엔 잘 만든 영화를 봤다는 흐뭇함 속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상영관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캐롤과 켄이 보여

집념 끈기가 생각납니다.

그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결승라인을 향해 질주하는 르망 레이스와도 닮아 있습니다. 장장 24시간 동안 정해진 코스를 반복적으로 돌아야 하는 르망 레이스는 매번 랩 타임을 체크하며 동일한 패턴을 무한히 반복해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캐롤과 켄도 페라리를 꺾고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끊임없이 체크하고, 점검하고, 연습하고 전략을 세웁니다. 르망 레이스에서의 우승은 캐롤과 켄처럼 르망 레이스를 그대로 닮은 끈기 있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볼 때 기름때 묻은 작업복이 멋져 보이고 땀과 먼지로 뒤범벅된 얼굴이 매력 있게 보였다면,

거기에는 목표를 향한 집념과 열정, 끈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렁찬 엔진 소리를 들으며 주인공들의 집념과 끈기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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