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그 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

by Shaun SHK

영화가 주는 재미는 다양합니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바탕으로 시각적 쾌감을 주는 블록버스터 영화도 있고

공감 가는 대사와 세상 사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영화도 있습니다.


쉴 새 없는 화면 전환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영화이든, 한바탕 웃음이나 뭉클한 결말로 감정선을 자극하는 영화이든,

관객들은 영화관 좌석에 앉은 채 편안하게 영화 속 세상으로 안내받습니다.


그런데 어떤 영화는 관객들을 편안하게 앉혀놓지 않습니다. 관람하는 사람들이 함께 의문과 궁금증을 일으키며 스크린 앞으로 바짝 다가오도록 만듭니다.


여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영화가 있습니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현란한 액션 장면이나 화려한 CG가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등장인물들의 애절한 사연이나 깊이 있는 감정이 눈물샘을 자극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사건이 일어난 밤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라는 궁금증만으로 극을 흥미롭게 이끌어 나갑니다.

유명 미스터리 소설가이지 베스트셀러 작가인 할런이 85세 생일날 밤에 사망합니다. 자신의 저택에서 피를 쏟은 채 발견되고 경찰들과 함께 유명한 사립탐정인 브누아 블랑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합니다.


막강한 재력과 유명세를 가지고 있던 탓에 그의 사망은 큰 관심을 받습니다. 특히나 막대한 재산을 누가 상속할 것인가를 두고 그의 자식들 간에 낯 뜨거운 폭로와 다툼이 이어집니다.


첫째 린다와 사위 리처드 부부는 겉으론 화목해 보이지만 사위 리처드는 불륜을 저지르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 랜섬은 방탕한 행동을 일삼다 할런과 말다툼을 하기도 합니다.

둘째 느리 조니는 파산한 상태에서 그녀의 딸 메그의 학비를 할런에게 이중 청구해 오다 할런에게 걸린 상태입니다.

셋째 아들 트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아버지의 판권을 넘겨받고 싶어 하다 갈등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모두 할런의 죽음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 할런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고 싶어 합니다.

할런의 간병인 르타는 혈연관계는 없지만 할런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아 온 사람입니다. 마르타는 거짓말을 하면 구토를 하는 특이체질이 있습니다.

탐정 블랑은 간병인 마르타를 중심으로 그날 밤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 나갑니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요. 과연 그의 죽음으로 누가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일까요.

범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일 때,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은 퍼즐 맞추기를 해야 합니다.

그 날 현장에는 누가 있었고, 피해자의 사망으로 어떤 이익을 보게 될 것인지,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합니다.


추리는 본질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일입니다. 수사관은 현장에 없었고 증거들은 제한적입니다. 반면 범인은 현장에 있었고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진실을 은폐하려 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해내는 것은 수사를 담당하는 탐정의 세심한 관찰력과 추리력입니다. 블랑은 떨어져 있는 부스러기들을 모으며 그날의 진실에 점점 다가갑니다. 그리고 관객들도 블랑과 함께 그날 밤의 즐 조각을 함께 맞춰나갑니다.


영화 후반 탐정 블랑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사건의 당사자를 지목하는 순간, 극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우리는 두 시간가량의 시간 동안 함께 수사를 했고 그렇게 패를 던졌습니다. 과연 그 패를 뒤집으면 어떤 전말이 드러나게 될까요.

그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이 막대한 유산을 둘러싼 극은 어떻게 막을 내릴까요.

궁금증과 호기심 풀기를 좋아한다거나, 쏟아지는 블록버스터와 신파극에 살짝 싫증이 생겼다면,잘 만들어진 추리 영화를 추천합니다.

배우들의 인상 깊은 연기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기분입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특색 있고 잘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이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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