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페인 - 톨레도를 가게 된 이유
아름다운 톨레도 도시 전경
by Shaun SHK Mar 15. 2020
* 늦게 쓰는 스페인 여행기 - 전염병이 잦아들길 바라며
마드리드 근교에 톨레도라는 오래된 도시가 있습니다. 타호강이 도시를 감싸며 흐르는 이 곳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풍스러운 도시입니다. 오래전에는 왕국의 수도였던 적도 있었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천년고도 경주와 비슷합니다.
근교 도시들 중 톨레도를 선택한 이유는 톨레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한 여행 사진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세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듯한 전경이 이국적이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진을 보고 여기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 후기를 보니 파라도르라는 호텔에 머무르면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파라도르: 성, 요새, 수도원 등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 스페인 여러 도시에 체인 형태로 운영)
고풍스러운 느낌의 숙소에 머무르면서 멋진 뷰까지 감상할 수 있다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톨레도 파라도르에 대해 열심히 검색해보니 특정한 방은 테라스가 'ㄱ'자로 꺾이며 꽤나 넓게 펼쳐져 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방으로 예약을 잡겠다며 숙소 예약 시에 방 번호까지 적어가며 굳이 'OOO호 비어있으면 거기에 묵고 싶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놓았습니다. 이왕 가는 거라면 테라스도 넓은 곳으로 묵고 싶었습니다. 가끔씩 별거 아닌 일에 디테일을 추구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드리드에서 톨레도행 기차를 타고 약 30여 분간 이동을 하니 톨레도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시내 구경을 시작하기 전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간단한 런치세트 메뉴인데 짜긴 했지만 허기를 달래기엔 충분했습니다.
배를 채운 후 천천히 톨레도 시내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고풍스러운 도시 중심에는 톨레도 대성당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소박한 도시 규모와는 다르게 꽤나 큰 성당이라 놀랐습니다. 과거 왕국의 수도였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나 봅니다.
톨레도 대성당금박이 입혀진 화려한 제단과 웅장한 내부에 감탄하며 대성당 구경을 마쳤습니다. 유럽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건축, 문화, 예술은 중교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짧은 시내 일정을 마친 후 이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에서 체크인할 때, 다행히 예약시 요청했던 방으로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방 번호까지 찍으며 예약하는 투숙객을 보며 접수 직원도 좀 특이한 투숙객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테라스 쪽으로 향했습니다.
톨레도 전경테라스 너머로 펼쳐진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감탄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으로 톨레도의 전경을 내려다봤습니다.
테라스 난간에 기대 탁 트인 전경을 내려다보니 마음도 탁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녁 무렵의 톨레도오후에 보는 모습, 저녁에 보는 모습, 밤에 보는 모습,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보는 모습이 모두 다릅니다.
방에서 테라스로 나올 때마다 톨레도의 모습도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톨레도 야경
톨레도의 아침개인적으로 아침에 동틀 때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도시를 조금씩 비추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괜스레 보는 사람에게 경건한 마음을 들게 만듭니다.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한가로이 테라스에서 도시 전경을 바라볼 때의 그 기분이 좋았습니다.
고풍스러운 중세 모습을 간직한 도시를 여유로이 내려다볼 기회가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 톨레도를 내려다보는 성주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때의 풍경은 톨레도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매력포인트입니다.
중세의 아름다운 도시 전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곳 톨레도에 한 번쯤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도시를 조망하는 위치가 시내에서 오가기 불편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잊지 못할 뷰를 감상하기에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어떤 도시를 여행하는 이유가 아주 구체적이고 다양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정말 단순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톨레도는 여행 후기를 검색하다 발견한 도시 전경 사진 때문에 방문했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였지만 생각해 보면 여행은 굳이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선택해도 됩니다. 거기를 가는 이유가 지극히 단순해도 상관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사진 한 장 때문에 방문할 수도 있고, 단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기 위해, 단 한 접시의 디저트를 먹기 위해 어떤 도시를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의 발걸음은 단순한 이유로 내딛어도 됩니다. 이런 자유로움이 좋아서 자꾸 여행을 다니게 되나 봅니다.
그렇게 마드리드&톨레도 짧은 일정을 마치고 남부 도시 세비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