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스페인 - 세비야, 싱그러운 활력
4월 세비야 축제, 페리아 데 아브릴
by Shaun SHK Apr 26. 2020
*늦게 쓰는 스페인 여행기 - 감염병이 잦아들길 바라며
세비야에 왔다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웅장한 세비야 대성당 방문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압도적인 규모의 대성당에 들어설 때마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 종교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해보게 됩니다.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시내 전경을 내려다보면 세비야가 한눈에 들어올 것만 같습니다. 서울처럼 초고층 빌딩 숲으로 이뤄진 도시가 아니다 보니 유럽 도시들에서는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서 주변을 둘러다 보면 도시 전경이 꽤나 잘 보입니다.
세비야 대성당 근처에는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인 알카사르가 있습니다. 방어를 목적으로 지어진 곳이지만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을 적극 맞이하는 세비야의 유명 관광 명소입니다.
얕은 비가 온 후 방문한 알카사르에는 쾌청함이 남아 있습니다. 비를 살짝 맞은 장미가 더 또렷한 색상을 뽐냅니다.
마침 세비야를 방문한 시기는, 봄맞이 축제인 '페리아 데 아브릴'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특별히 축제를 맞춰서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색적인 볼거리가 생겨 기뻤습니다. 오후에 행사장 쪽으로 발을 옮겨 갔습니다.
가는 길에 전통 의상을 입고 축제로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축제는 꽤 큰 규모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의상들을 갖춘 사람들이 삼삼오오 축제장에 모여들었습니다.
축제 현장에는 수백 개의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장소는 지인들끼리 참석해서 시간을 보내도록 프라이빗하게 운영됩니다. 미리 초대를 받지 않으면 입장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신 많지는 않지만 일부 일반 대중들에게도 오픈된 천막들도 있습니다. 나와 같은 여행객들은 퍼블릭이라고 적힌 곳에 입장해서 잠시나마 축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녀들이 모여 함께 춤을 추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로 치면 단체 미팅 비슷한 것을 하는 것 같은데, 의상을 갖춰 입고 전통 춤과 함께 만남을 진행하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세비야 봄맞이 축제의 특징이라고 하면, 예쁜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 외에
10대부터 6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들이 함께 한다는 점입니다,
지역 축제라고 하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만 몰리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곳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지역 주민 전체가 흥겹게 참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귀여운 아이도 축제를 맞아 예쁘게 옷을 입었습니다. 본인은 자기가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귀여움이 뿜어져 나옵니다.
가족 및 친구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든 새로운 인연을 만나 설레고 싶은 사람이든, 세비야 4월 축제에는 생기 넘치는 봄의 활력이 가득했습니다.
저무는 해를 뒤로 하고 다시 숙소가 있는 시내 근처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배고픔은 근처 식당에서 해산물 빠에야로 해결하며 일정을 천천히 마무리했습니다.
스페인에서의 일정은 빠에야 덕분에 쌀밥도 자주 챙겨 먹었습니다.
역시 밥을 먹어야 든든한 기분이 드는 건 평소 식습관 때문인가 봅니다.
그렇게 생기 있고 활력 넘치던 세비야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더 크고 더 볼거리 가득한 바르셀로나로 향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