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다루기

넛지-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by 이브와 아담

우리는 항상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자 한다. 실수나 잘못을 해서 삶의 균형이 흔들리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미리 공부하거나 계획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수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획해두었던 일을 게으름의 유혹 때문에 미루기도 하고 저축을 하려 마음먹었음에도 소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빚더미에 앉기도 한다. 유혹은 원래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습성 아닌가. 사실 책을 읽으며 유혹에 빠지는 것 자체가 우리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저 유혹에 빠지면 잘못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러한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이 유혹이라는 인간의 본연 습성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이 책 저자들이 생각해낸 ‘넛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쿡쿡 찌른다는 의미의 단어인 넛지(Noodge)에서 따온 말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무심결에 실수를 하려고 할때 옆에서 다른 누군가가 재빨리 팔꿈치로 쿡쿡 옆구리를 찌르면 정신을 차리고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게 되지 않는가. 넛지(Nudge)는 기본적으로 이런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바꾸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발적으로 인지해서 행동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유혹에 빠지려는 찰나 넛지를 통해 상대방이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은밀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가 잘못 선택을 내리는 과정에는 유혹이라는 내적 요인뿐 아니라 복잡한 환경, 군중 심리 등 외적 요인도 존재한다. 넛지는 이 모든 요인들을 망라하여 적용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릴 상황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빅 쇼트

사람들은 복잡한 환경이나 새로운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다. 이에 대한 상징적인 사건은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모기지는 쉽게 말하자면 저당을 잡히지 않고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기본적으로 모기지의 원리는 굉장히 복잡하다. 중개인들은 이 복잡성을 이용하여 교육수준이 낮고 순진한 사람들을 유혹해 돈을 뜯어냈다. 물론 똑똑한 부자들을 상대할 때는 공정거래를 지향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종료함과 동시에 저소득층 대출자들은 돈을 제대로 갚지 못했고 이는 금융기관의 타격으로 이어져 여러 증권회사들이 파산했고 그 결과 세계금융경제위기를 야기했다. 인간이 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우려면 상황이 복잡해서는 안된다. 환경을 간단하게 유지하는 넛지를 실행하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결혼 이야기

우리가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다른 이유는 ‘사랑’이다. 사랑은 세상 모두가 지지하는 몇 안되는 강렬한 가치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앞두고 잘못된 생각을 한다. 바로 우리 사랑은 누구보다도 특별하기 때문에 절대 이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신념 때문에 우리는 결혼을 하기 위해 아무런 의심 없이 정부에 신고하고 비합리적인 ‘이혼 시 재산 분할 원칙’에도 기꺼이 서명을 한다. 물론 결혼을 해서 정부로부터 얻는 혜택이 분명히 있지만 우리가 왜 동성애나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에게 결혼을 필수적으로 알려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문제의식 없이 시키는 대로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언제가 되었든 우리가 의심 없이 서명한 결혼 법령들은 언젠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저자들은 이에 대해 결혼의 민영화라는 넛지를 주장한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대사회에서 획일적인 결혼 기준은 더 이상 많은 이들에게 부합하지 않는다. 제도의 변화를 통해 사람들은 결혼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레타 툰베리

다음은 환경문제. 사실 지구의 환경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러한 자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에너지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북극의 얼음이 얼마나 녹고 있는지 수많은 에너지들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우리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의 자원을 무방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너무도 쉽게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지 않는가. 이를 해결할 넛지는 에너지를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이다. 제품에 에너지 라벨을 붙이거나, 과도한 에너지 사용 시 비상등이 켜지도록 하면 우리는 올바르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넛지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강요 없이 전보다 더욱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넛지는 분명 세상의 혼돈을 일정 부분 해결해줄 훌륭한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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