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유용한 스마트미터
영국은 겨울되면 날씨와 난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집은 새로 지은 아파트라 가스없이 전기만으로 돌아간다.
EDF Energy라고 이전 세입자가 쓰던 전기회사를 그대로 물려받아 쓰고 있다.
첫달 전기요금이 60파운드가 사와서 사람 둘만 사는 집에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었는데
회사에 연락해보니 'actual usage'가 맞다고 해서 요금 자체가 비싼가보다 했다.
재밌는 건, 최근에 신청도 안했는데 어떤 기사분이 와서 신기한 스마트 기기를 집에다 설치해주고 갔다.
매달 미터리팅 할 필요 없이 알아서 실제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고,
사용자도 집 안에서 매일, 매주, 매달 사용량과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영국 정부에서 세금을 들여 설치하는 일종의 스마트 사업이라 따로 비용도 내지 않았다.
이렇게 생겼다.
나름 IT강국인 한국에서도 못본 스마트 미터기를 영국집에 설치하게 될 줄이야ㅎㅎ
이번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올까 괜히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실시간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니까 내가 뭘 할 때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다고 애초에 펑펑쓰는 것도 아니니 절약 효과가 뛰어난 건 아닌 것 같다. 밤에 자고 일어나 아침에 보면 0.25~0.30 파운드 정도가 디스플레이 되는 걸 보면, 기본적으로 돌아가는 에너지 사용량이 이 정도 되는 것 같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보면 대략 하루 2파운드 안팎을 소비한다.
집이 새로 지은 아파트에 층도 3층이라 그런가 아직까지 난방을 해야 할 정도로 춥지도 않다. 안방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어서 우린 잘 때도 아직 난방 없이 도톰한 이불만 덮고 잔다. 이불 때문에 아침에 일어날 땐 살짝 덥다고 느낄 정도.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아파트를 택하는 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수도요금도 비싼 탓에 겨울엔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 놓고 반신욕도 자주 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어제 남편과 둘이 집 가까이에 있는 짐에 등록했다.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클래스도 운영하고 헬스, 수영, 사우나, 자쿠지까지 이용할 수 있어서 일단은 만족.
올 겨울 건강하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 카디프는 11월 중순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마켓이 시작됐다. 백화점, 몰, 시내가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과제 때문에 마음이 살짝 바쁘긴 하지만 무사히 끝내고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맞을 생각에 들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