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내내 난이도 높은 파이썬 과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수업에서 배운 이론과 이걸 활용하는 것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커서
도저히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과제처럼 느껴져 절망적이었다.
듣고 있는 수업에서 fail할 수도 있겠다는 공포는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으헉..
4일이 지난 지금, 나는 과제 4개 중에 2개를 해결했다.
그리고 그 과제를 해결하면서 과제 자체를 푸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담당 교수를 찾아가 정확한 내 상태를 알리고 조언을 구한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커피 두 잔 사들고 찾아간 교수에게서 50분 동안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화하면서 내가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은 이해하고 있지만 그걸 실제 코드에 적용할 때
필요한 디테일한 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점은 있는데 그 점들을 연결할 선을 잇는 노력이 부족했달까...
틀린 방향으로 접근한 게 아닌데 Error가 반복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교수는 문제마다 정답을 알려주진 않았지만 내가 접근한 방법이 맞는지,
맞는데 왜 잘못된 결과가 도출됐는지, 바로잡으려면 어떤 부분을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
그리곤 이번주말까지 1, 2번 2개 과제를 스스로 풀어오면
다음주에 다시 만나 나머지 좀 더 난이도 높은 과제를 살펴보자고 했다.
내가 막힌 부분에 대해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코드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각자가 생각한 접근법이 다를 수밖에 없고,
각자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가이드도 얻을 수 있다.
추가 보충수업에도 참석해 박사과정 선배들에게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같은 학생 입장이기 때문에 처음 파이썬을 배우고 활용하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박사과정 학생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자기 일처럼 지식을 나눠줬다.
결론은, 아직 내겐 3, 4번 문제가 남아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지난주말에 비해 정말 많은 걸 알고 배워가고 있다는 거다.
더불어...내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이 명확해지면 그때부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걸 넘어
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확률도 훨씬 높아진다.
오늘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말도 낯설고, 배우는 것도 낯선데 얼마나 고생이 많냐고 걱정을 해주셨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잘 해나가고 있어서 괜찮다고 웃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