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더 쉽냐고 묻지 마세요
데이터 분석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아보는게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가 가장 배우기 쉽냐는 거다.
학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나 수학, 통계를 전공했다면 모르겠지만
문과생인 나같은 사람에겐 내가 정말 이해하고 써먹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인지가 중요하다ㅋ.
나도 처음엔 학교에서 엑셀, 피봇테이블에서부터 R, 파이썬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가르쳐 준다길래
이거 정말 내가 할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들긴 했다.
큰 맘 먹고 유학갔는데 수업에서 Fail 해서 학위도 못 받고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ㅠ 실제로 컴퓨터 관련 배경지식이나 직장경험 없이 데이터 분석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가 학기 중에 포기하고 학교에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영국은 학부든, 석사든, 박사든 수업을 못 따라가는데 출석만 열심히 하고 레포트 적당히 낸다고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와서 막상 공부해보니, 파이썬이 어렵냐 R이 어렵냐는 크게 의미가 없는 질문이었다. 답은, C++ 언어를 학부때 배우고 실제 IT 관련 업종에 종사하다 온 석사생이 아니라 나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파이썬이든 R이든 어렵다는 거다.
어렵다는 걸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처음엔 프로그래밍 언어의 로직을 이해하고 습득하기가 어렵다. 그게 익숙해지면 이제 이해는 하는데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서 작업할 때 응용하는 게 어렵다. 응용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더라도 데이터를 만지고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연습을 하는 것도 어렵다.
이 모든 단계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 모든 게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한 학기 동안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히 집약적이고 스피디하다.
하지만 배우면서 하나씩 알아가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한 번 고생해서 익혀두면 두고두고 써먹고 활용할 수 있다. 처음엔 어마무시 어렵지만 알수록 쉬워지는 느낌도 있다. 무엇보다 결국엔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작업도 동반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직은 R이든 파이썬이든 손에 익숙지 않아서 쓰는 코드마다 에러 투성이지만 ㅋㅋ 둘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 좀 웃긴 비유인데, 나에겐 파이썬은 아이폰처럼, R은 갤럭시처럼 느껴진다. 나는 아이폰 유저다ㅋㅋ. 둘다 성능은 좋은데 파이썬이 조금 더 직관적이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파이썬이든, R이든, 필요해서 혹은 배우고 싶어서 관심있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 쉽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면 충분히 배울 수 있고 재미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