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은 Feb 13. 2019

행복에 겨워서 힘들다,

불안과 행복 그 사이 어디쯤

사람 마음이 다 나같지 않다지만

나만큼 내 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나는 정말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은 사람이다.

매일이 나를 달래고, 토닥이고, 위로하고 또 채찍질하는 일의 연속이랄까.

이 나이 먹고 나 스스로도 제대로 컨트롤 못하나 싶을 땐 서글픈 생각도 든다.


생각이 저만치 가 있는데 몸은 아직도 여기여서 정신적으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에 친구들과 같이 간 펍에서 한 친구가 건넨 이야기가 위로와 도움이 됐다.


3년쯤 방송기자로 일하다 관두고 유학을 온 미국인 친구인데 

나이는 스물여덟밖에 안된 한참 어린 친구지만 이야기가 잘 통해서 

친구들이 모두 돌아가고 자정이 넘도록 둘이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첫 학기엔 그냥 적당히 친한 사이였는데 한참이나 지나서야 서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출근 대신 영국까지 와서 복에 겨운 석사공부하는 우리지만 외롭기도 하고, 새로 배우는 게 낯설어 힘들기도 하고, 나이는 먹어도 나를 잘 모르겠고, 미래가 여전히 불안한 우리는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리고는, 다음날 숙취에 조금 시달리면서도, 뭔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용기를 얻었다. 위로가 됐다.


낯선 곳이지만 와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내가 좀 더 마음을 열고 여유롭게, 즐겁게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혼자 유학생활을 하고 있거나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유학을 결심해 공부하고 있다면

외롭고 힘든 일이 꽤 많을 거다. 


다른 나라에서 와서 생활하는 친구들 대부분 문득문득 외로워서 힘들다고들 한다. 

단순히 옆에 누가 없거나 가족이 없어서 외로운 것만은 아닐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도,

유학을 통해 어떤 것을 얻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하나씩 이뤄 나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다. 


하지만 스트레스받고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대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노력하고 하는 과정이 꽤 도움이 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내가 걸어가는 과정이 중요한거니까.

그 안에서 의미도 찾고,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은거니까.


요즘은 그래서 일부러라도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한다.

커리어 어드바이저도 만나고, 튜터와 대화도 많이 나누고, 친구들이랑 수다도 많이 떤다. 

메일이나 문자로 물어봐도 될 것도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곤 한다. 


따뜻한 햇살이 마구 내리쬐고

자전거타고 해안가를 달릴 수 있는 봄이 올때 까진

괜히 혼자 우울해하고 힘들어하지 말고 여유를 가져야겠다 ㅎ







작가의 이전글 CV 만들다 현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