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팀플레이를 위한 팁
2학기 들어 팀으로 과제를 하고 프리젠테이션하는 일이 많아졌다.
지금 듣는 세 과목의 수업 모두 매주 팀을 이뤄 토론하고 결과물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중 한 과목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학기 내내 진행해서 결과물을 팀이 함께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하는 식이고, 다른 한 과목은 2주에 한번씩 팀 프리젠테이션을 꾸준히 해야 한다.
사실 기자들은 직장생활하면서 회의와 보고는 밥먹듯이 해도 프리젠테이션할 일은 거의 없다.
그래도 매일 사람들 만나고 대화하고 글쓰는 게 업인데 유학와서 한참 어린 친구들보다 발표를 못하면 좀 창피할 것 같았다.
사실 첫 프리젠테이션때는 듣고 있는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고 신경쓸 겨를도 없이 준비하고 외워간 내용만 말하기 급급했다. 추가로 질문을 받아 대답하거나 부연 설명을 하지 못하고 끝낸 게 좀 부끄러웠다. 그래도 팀플을 자주 하다보니 조금씩 늘어서 이젠 크게 부담갖지 않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중요한 건 핵심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어떤 문장, 어떤 시각물로 파워포인트를 구성하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다. 한국은 시각화에 좀 강하지만 영국은 문장을 줄줄이 파워포인트에 써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는 편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두 가지를 적절히 믹스해서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발표할 수 있다.
정말 좋은 것은 프리젠테이션 자체보다 팀플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보고 배운다는 점이다.
혼자 공부하고 리서치하고 프로젝트를 할 때는 몰랐던 많은 것들을 팀플하면서 알게 됐다.
특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접근하는 방식을 공유하다보면 나보다 뛰어난 친구들로부터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감탄하고 배울때가 많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갖게 된 나쁜 습관 중 하나는, 내가 편하고 쉽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매일 데드라인이 있고 그걸 맞추려면 너무 큰 주제나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해선 안된다. 확실한 하나의 주제가 있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와 사례, 인터뷰이가 확실한 경우에만 주로 발제한다.
이런 습관은 단기간 성과를 내기엔 효과적이지만 그동안 해오지 않은 것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안된다. 할 수 있는 만큼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베스트'를 생각하고 내 역량을 총동원해서 목표치에 접근해나가는 노력을 하는 과정이 참 새롭고 즐겁다.
팀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새삼 배운다.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내 의견을 미리 준비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토론할 때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례를 제시하려고 노력하면 팀에 기여도 할 수 있고 친구들과 금방 친해져 과제도 훨씬 수월해진다. PPT를 잘 만든다거나, 아이디어가 많다거나, 리서치를 잘하거나, 발표를 잘하거나. 뭔가 하나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을 잘 아는 친구에겐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장점이 다 다르고, 무엇보다 언어적인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다. 팀플하면서 정보공개 청구하는 법, 메일쓰는 법, 인터뷰하고 미팅하는 법까지 정말 실질적인 언어를 많이 배웠다.
기자는 대체로 오랫동안 혼자 일할 일이 훨씬 더 많아서, 팀플은 정말 오랜만의 경험이다.
할수록 나는 팀플에도 꽤 잘 맞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통하면서 일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적극적이고 성실한 친구들과 같은 조가 돼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 복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