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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없어 슬픈(?),

카디프 사는 한국분들 어디계시나요?

by 니은
@ cardiff bute park

카디프엔 32만명쯤 산다. 80%가 영국인이다. 나머지는 중동계와 중국인, 유럽인, 아시아인 등으로 나뉘는데 한국인은 정말정말 소수다.


카디프에 와서 본 한국인은 지금까지 단 두 명. 한분은 시티센터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한인마트를 운영하는 사장님이고 다른 한분은 전공수업에서 만난 대학원생이다. 런던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수업이 있는 날만 기차타고 카디프로 오신다고 한다.


보통 여행다니면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은 피하는 편이었다. 괜히 부딪히면 서로 불편하니까. 그런데 막상 한국인이 너무 없는 곳에 살아보니, 말이 통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이 몇이라도 있었으면 싶다.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카디프로 오라고 말하고 싶다! 일주일 내내 한국어 한 마디도 안하고 살 수 있는 곳이다. 하고 싶어도 할 사람이 없을 가능성이 높을테니..



한국인이 없어서 좋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그렇다. 원치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만나면 웃으며 대화하고 서로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관계가 참 편하다.


하지만 가끔 좀 외로운 건 어쩔 수가 없다. 혼자 공부하러 와서 우울증을 겪는 유학생들도 많다고 들었다. 특히 이제 겨울로 접어들면서(지난 일요일에 서머타임이 끝났다) 오후 4-5시만 되면 해가 지고 춥고 비도 자주 올테니 감정을 컨트롤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가끔은 약속도 만들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리에도 가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진 않다. 조용히 혼자 걷고 생각하고 음악듣고 공부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나이들어서 그런가(ㅋ) 너무 많은 말을 주고받는 인간관계가 좀 식상해졌다.


혼자있는 시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이번주 중요한 과제 제출을 마치면 수영장도 등록할 생각이다. 겨울엔 추워서 자전거를 탈수가 없으니 이젠 수영으로 전향한다! 평일 낮에 사람 거의 없는 한가로운 수영장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수영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그러다 가끔 외로워지면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면서 달래고. 외로운 카디프의 겨울나기가 시작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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