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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 Jun 03. 2019

좋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들,

헤어지기 너무 아쉬운 친구들을 하나 둘씩 떠나보내며ㅠㅠ

석사 유학생활하면서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단짝친구'가 거의 없었고 

두루 친하게 지내고 주로 혼자 하는 걸 편하게 생각하는 성격은 나이가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니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업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친구들과 참 잘 어울리고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


나이와 상관 없이 친구가 될 수 있고,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그 중에서도 정말 좋은 영향을 준 친구들이 있어서 잊지 않고 기억하려고 적어본다.


미국에서 온 알리는 처음엔 그냥 밝고 말 많은 친구겠거니 생각했는데 

늘 에너지가 넘치고 행동력이 엄청난 친구라 스물여덟, 어리지만 많은 자극이 됐다.


몸도 너무 탄탄하고 늘 건강한 음식을 도시락을 싸서 다니며 먹고, 공원을 뛰고, 때마다 열리는 영국 각 도시의 마라톤에 혼자 참여해서 완주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ㅎㅎ 


블룸버그 런던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돼서 먼저 런던으로 떠났는데 

아마 인턴이 끝나면 정규직 기자로 전환돼서 런던에서 멋있게 일하지 않을까..

우리 중에 취업 지원도 가장 먼저 시작해서 좋은 소식도 가장 먼저 전해줬다.


바쁘고 힘들 때도 있지만 '힘들다' '피곤하다' 하지 않고

늘 주변 사람을 웃게 만들고 힘나게 만드는 에너지를 배우고 싶은 친구다.


석사생활하면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아서 피자도 쏘고 홈파티에도 가장 먼저 초대했던 루카스 라는 친구도 

나에게 무한한 영감을 준 친구다 ㅎㅎㅎ


브라질에서 정치부 기자 생활을 9년 가까이 한 친구인데 똑똑해서 과제를 뚝딱뚝딱 잘 해내서 모르는 걸 많이도 물어봤었다. 루카스의 진짜 장점은, 브라질 사람 답게 늘 여유와 유머가 넘치고 즐기면서 산다는 거다.


아무리 과제가 많고 바빠도 루카스는 노는 자리에 빠지는 법이 없다.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ㅎㅎ 일년에 한 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여름 햇살 아래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일년을 일한다는 루카스다. 인생은 루카스처럼 이렇게 늘 행복하게, 여유롭게, 즐겁게 살아야지 ㅎㅎ


또 다른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은 친구는 이탈리아에서 온 지오바나와 잉글랜드 출신 알렉스다. 알렉스는 런던 토튼햄에서 태어난 축구 덕후인데 경기있는 날마다 펍 가자고 번개를 치는 친구다. 학부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의사 대신 학교에서 일하다 데이터 저널리즘으로 석사를 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늘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해서 매너 있게 말하는 알렉스의 영어를 듣고 있으면, 저렇게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ㅎ 과제를 하면서 알렉스에게 에세이나 기사 작성 과제 프루프리딩을 부탁한 적이 많았는데, 정말 돈내고 받은 에디팅보다 훨씬 고퀄리티로 빠르게 고쳐줘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너무 꼼꼼하게 잘 봐주고도 자기한테는 시간 얼마 안 걸리는 간단한 일이라면서 펍에서 기네스 생맥주 한잔 사주는 걸로 만족하는 착한 친구다. 그 기네스마저 자기 차례라며 나에게 또 되갚아줬다ㅠ 


이번에 학기 내내 진행하는 팀 프로젝트에서 알렉스와 같은 조가 된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이메일보내고 전화하고 같이 인터뷰가고 하면서 나는 진짜 이런 영어가 있구나 하는 걸 새삼 느끼고 많이 배웠다. 그런 알렉스와 펍에서 맥주 마시며 수다떨고 놀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진짜 거짓말 안보태고 영광이었다 ㅎㅎ


역시 같은 팀이었던 지오바나는 씨니컬하고 까칠하지만 마음은 착하고 여린 똑똑이다. 내가 과제 문제가 안 풀려 고생할 때마다 따로 시간을 내서 같이 봐주고 같이 풀어주던 고마운 친구다. 이 친구는 처음에 시작할 땐 다들 수준이 고만고만한데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나중에 보면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잘한다.


정말 부지런하고, 계획적이고, 스마트하다. 무엇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지 않고, 항상 최상의 목표를 세워놓고 그에 부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운 친구다. 


암튼, 이런 친구들 덕분에 공부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유학을 떠나오기 전에 직장생활하면서 내 주변엔 왜 보고배울 만한 사람이 없나, 짜증난다, 이런 생각을 솔직히 많이 했었는데,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공부를 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가 가진 장점과 한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내가 가진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있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정답은 없어도, 나에게 꼭 맞는 길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주저하지 말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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