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하여
웨이팅이 있는 식당에 앉아
첫사랑을 웨이팅 한다
하이볼을 한 잔 시키고 bar 테이블에 앉아
첫사랑을 기다린다
처음 기다림은 설렘과 약간의 흥분을 동반했고
어느 순간엔 첫사랑의 그녀가 나를 기다렸다
서로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많은 사건이 있었고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떠나갔다
각자의 시공간에서 누군갈 기다리며 살았고
거대한 도시의 공간만 공유하던 어느 날
작은 가게의 공간을 공유하기 위해
웨이팅 있는 식당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첫사랑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기다렸던 많은 날과
오늘의 기다림은 다르다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안고 테이블에 앉아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회상에 잠긴다
그녀가 들어오면 이 공간은 뒤틀리고
시간은 거꾸로 흐를 것이다
이루지 못한 시간을 추억하며
이 공간에서 첫사랑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