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그리스 음식은 냐짱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목이 칼칼하니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제부터 처남이 챙겨 온 약을 먹고 컨디션이 돌아오는 듯했다. 그래서 아침에 오토바이를 타고 해안 달리기를 위해 냐짱 도심 가장 북쪽에 위치한 알렉산더 예르신 동상 앞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냐짱 야시장 건너편 탑짱흐엉까지 달렸다. 차도보다는 해안 쪽으로 난 좁은 길을 달리며 칼칼한 목을 보호하고자 노력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땀을 좀 빼니 몸이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숙소로 돌아와 조식을 먹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처가 식구들은 조식을 먹고 쉬다가 수족관을 간다고 했고 여자들은 페디큐어를 받으러 간다고 해서 난 한 시간 일찍 리조트를 나와 Nghai son 사원으로 오토바이를 달렸다.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니 공기도 맑고 복잡했던 오토바이도 사라지고 드라이브할 기분이 났다. 30분쯤 달려 사원에 도착했고 입구에 주차를 하고 잠깐 둘러보는데 10분 정도면 충분할 면적의 사원인데, 특이할 만한 건 교토의 금각사와 하노이의 한 기둥 사원을 본뜬 건축물이 있어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했다. 특히 금각사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베트남 여인들로 장사진이었다.
20분 정도 사원과 방문한 베트남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시간이 남아서 수족관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카페에 들렀다. 카페는 남자 어른 들만 가득한 동네 카페와 달리 젊은 베트남 청년들이 카드 게임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말차라테 한 잔을 시켜 현지 분위기에서 맛있는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수족관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어 수족관으로 오토바이를 달렸다. 수족관 안 쪽에 주차장이 있었만 뗏기간(설날)이라 인산인해를 이룬 입구를 보고 주변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들어가 아이들과 수족관 관람을 했는데, 솔직히 물고기보다 사람을 더 많이 봤다.
점심은 나의 의견이 반영된 그리스 음식점인 ‘그릭키친‘으로 정했다. 14명이 디 들어갈 수 있겠나 싶었지만, 2층이 비어 있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맥주도 사이공 라거 450ml가 천 원이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 중 극강의 맥주 가성비 집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음식도 깔끔하고 직원도 친절해서 즐겁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기 전 첫째랑 오징어를 사러 트위터 친구가 추천해 준 가게로 갔다. 하지만 문을 닫아서 인근 냐짱 대성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일요일 예배시간이라 신자가 아니라 들어갈 수 없었다. 오후 일정은 되는 게 없었다. 내일 아침 숙소를 옮기기 전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숙소로 복귀했다. 팀을 나눠 오늘은 우리 팀이 해산물로 저녁을 먹기로 하고 그랩 택시를 불러 출발했지만 해당 업소는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걸어서 인근 해산물집으로 가서 클래이 피시와 각종 해산물에 베트남 보드카로 저녁을 먹고 얼큰하게 취해 숙소에 도착해 맥주 한 캔으로 입가심을 하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