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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유튜버의 베트남 중부여행 6

새벽 비행기로 떠나야 하는 이들을 위한 일정

by sheak

가족여행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처제는 인천공항으로 들어가는 오후 5시 비행기라 리조트에서 체크아웃하고 좀 쉬다가 공항으로 이동하면 되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다음날 새벽 00:00시를 넘겨 출발하는 비행 편이라 리조트에서만 버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점심식사까지는 리조트에서 다 같이 하고 리조트에 남는 가족과 냐짱 투어를 할 가족으로 나뉘게 되었다. 당연히 대구공항으로 들어가는 나는 처남과 장인장모님과 함께 어른 6명, 어린이 4명과 나쨩 투어에 속하게 되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마지막 수영을 하며 에너지를 불태웠고 어른들은 짐 싸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짱 깜란지역 해변을 홀로 거닐었다.

가족들이 탈 차량은 미리 여행 전에 예약을 해둔 상태라 문제가 없었지만, 나쨩 시내에서 빌린 오토바이를 반납을 해야 해서 가족들 짐을 모두 챙긴 후 오토바이 반납을 위해 냐짱 시내로 먼저 출발했다. 4박 5일 동안 배터리 이슈만 아니었으면 구닥다리 오토바이였지만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편이었다. 시내 쪽까지 30km를 달려야 해서 중간 전망대에서 잠시 쉬면서 냐짱 시내로 향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니 또 다양한 아쉬움과 추억이 뒤섞여 뇌리를 스쳐 지났다.

저~~~멀리 냐짱 시내가 보인다.

오토바이 그게에 들러 먼저 오토바이를 반납해야 했다. 나의 소중한 여권이 그곳에 있어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간단한 점검 뒤 여권을 돌려받았다. 냐짱 투어 가족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아직 남아있어 점심도 먹고 혼자 냐짱 시내를 돌아다녔다. 다행히 건기라 그리 더운 느낌도 아니었고 땀도 흐르지 않았다. 점심식사는 냐짱에 있는 동안 최고의 가성비를 뿜어내던 ‘그릭 키친’에서 혼자 해결했다. 조용하고 자유로운 식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본품은 안찍었나? 에피타이저만 사진첩에 ㅎㅎ

점심을 먹고도 시간이 남아서 약국도 구경하고 과일가게도 구경하고 커피와 주스도 한 잔 하면서 만나기로 한 냐짱 해변의 중심지 ‘탑짬흐엉‘ 주변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10명을 태운 승합차에 탑승했다. 이제는 ‘몽키 트래블’이라는 업체에 예약한 코스대로 몸을 맡기면 된다. 하지만, 패키지와 달리 기사를 포함한 차량만 렌트했기 때문에 중간중간 스케줄 조정이나 관광지에서 헤어졌다가 만날 시간등을 정하는 약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예약 바우처- 예약시 들를 장소 동선을 짜는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장소는 아이들을 위한 ‘몽키 아일랜드’였다. 야생의 원숭이를 관찰할 수 있는 섬으로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이동을 해야 하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냐짱을 방문한 여행객들도 질 가지 않는 장소였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것도 아이들에겐 여행이었다. 어른들에겐 그저 불편한 이동수단이라도. 배에서 내려 섬을 한 바퀴 돌고 다양한 볼거리를 체험하면서 한 시간 여를 보냈다.

원숭이 공연과 길가에서 마주친 원숭이들

아이들은 길가의 원숭이도, 공연을 하는 원숭이들도 좋아했지만, 어른들은 동심에 빠져 흥미로워하거나 그리 즐겁지 않았다. 공연하는 원숭이를 보면 동물권에 대한 생각도 들고, 여행의 막바지라 에너지도 거의 고갈 상태여서 그럴 것이다. 해변에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거쳐 몽키 아일랜드의 일정은 끝이 났다.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첫째도 비숫한 포즈를 취한다.

두 번째는 냐짱에서 그나마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포나가르 사원이었다. 나는 아침에 오토바이를 타고 조용할 때 한 번 들른 곳이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가보지 못해 관광객이 붐비는 오후 시간에 포나가르 사원을 찾았다. 석양을 보고 오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관광객 사이를 비집고 전체를 들러본 후 얼른 자리를 떠야 했다. 이후 롱선사 사찰과 귀국 선물을 사기 위해 롯데마트를 들르고 저녁을 먹은 후 마지막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샵이 적어 아이들까지 쉴 곳이 마땅치 않아 아이들은 카페에 음료 하나씩 시켜주고 2시간 동안 놀라고 해 놓고 어른들은 각지 원하는 코스의 마사지를 신청해서 90분간 받았다. 여행 중 아이들이 체력이 좋고, 어른들은 쉽게 지치는 거 같지만 그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여행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지치지 않는 체력은 오롯이 아이들만의 능력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의 마사지는 여행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말할 수 있다.

알아서 잘노는 아이들, 잘 쉬는 어른 들

마사지를 마치고 아이들과 다시 합류하니 공항으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매 코스마다 교통편을 잡고 이동하는 불편함 없이 우리를 기다려주고 시간 맞춰 탑승가능하게 찾아와 주는 서비스는 마지막으로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주고 있었다. 10시간의 차량 렌트를 거의 다 채워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공항에 도착했다. 00:10 비행기니 발권하고 체크인하고 출국심사 후 조금만 대기하다 귀국을 하면 된다. 애매모호한 6박 7일의 달랏&냐짱의 여행이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무사히 귀국해서 각자의 집으로 또다시 알상을 찾아 헤어졌다. 몸살에 시달리며 일주일을 보냈지만, 나름 열심히 여행하며 보고, 느끼고, 즐겼다. 아이들이 크고 어른들은 늙어가면, 이제 이런 단체 여행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힘닿는 데까지 재미있게 살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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