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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여행

시에 대하여

by sheak

동네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아도 아쉬움이 남던

매일매일 똑같은 친구에 똑같은 놀이기구에

그렇게 한 달, 일 년을 놀아도 아쉬움이 남던

어린 시절 놀이터로의 여행


소풍 가는 날

전날 밤 밤잠을 뒤척이고

버스 타고 가면 금세인데, 두 시간을 걸어가며 쉴 새 없이 떠드는

소풍 가는 길부터가 여행인 설렘의 여행


청년이 되어, 친구 찾아 떠난 첫 번 째 해외 배낭여행

배낭과 책을 급하게 사서 처음으로 올라탄 국제 여객선

편도 티켓에 몸을 실은 미지의 도전

자유에 지쳐 길 위에 쓰러질 만큼 행복했던 일탈의 여행


신혼여행, 효도여행, 가족여행을 거쳐

이제 여행이 자유가 아닌 의무가 되어버린 나이

팬더믹의 두 번째 해는 의무마저도 갖지 못하게 하고

자유롭게 떠나지 못함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의 여행


놀이터에서 세계로, 그리고 이제는 우주로

두 다리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역동적인 설렘에서 안정적인 고요함으로

항상 변하는 마음과 몸이 우리 인생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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