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자 배낭여행-12일 차
푸껫에서 4박 5일 일정으로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비행기 연착으로 어제 새벽에 도착하는 바람에 실제적으론 꽉 찬 3일 일정으로 바뀌어 버렸다. 푸껫하고 궁합이 안 맞는지 푸껫을 떠나는 일정도 원래 11:00 비행기였는데 08:00로 바뀌는 바람에 마지막날은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안정적인 이동을 위해 숙소도 푸껫타운에서 공항옆 나이양 비치 쪽으로 예약을 했다. 푸껫타운 쪽 숙소의 아침 체크 아웃이 다행히 12:00이어서 시간적 여유는 많았다. 숙소 앞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렸다. 동남아는 체인 카페가 아니면 아메리카노 마시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 숙소 비로 옆에 카페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었다.
아침을 먹고 시간이 남아 달리기를 하러 가자는 제안에 두 녀석들은 반응이 없다. 아이들을 숙소에 남겨두고 구글맵으로 달랄만 한 장소를 검색하니 몽키힐이라는 곳이 있었다. 운동화를 신고 홀로 나섰다. 현지인들의 삶을 엿보며 워밍업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다.
몽키 힐은 말 그대로 푸껫타운에 있는 작은 산인데, 9부 능선쯤에 전망대가 있어 운동과 관광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듯 보였다. 중간정도 오르니 매표소 같은 게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매표소가 아니라 원숭이 먹이를 파는 곳이었다. 원숭이가 가끔 출몰하는 줄 알고 빠른 걸음으로 통과했다. 통과하자마자 원숭이가 한 두 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웬걸, 원숭이가 도로에 깔려 있었다.
달리다가 원숭이가 놀라면 달려들 듯하여 빠른 걸음으로 잔망대로 향했다. 거리가 편도 3.5km라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아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능상은 5분쯤 더 가면 있어 정상까지 가봤지만 각종 송신탑이 즐비하게 있는 것으로 보아 통신 관련 관공서인 듯 보였다.
내려올 때 보니 많은 관광객이 원숭이 먹이를 사고 있었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하는데 에어컨 건전지 덮개가 없아 난색을 표하다 그냥 체크 아웃을 해주어 인근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울 먹고 계산까지 토스의 스캔을 통해 결제하고 택시를 부르기 위해 앱을 실행시켰는데, 가장 싼 곳과 가장 비싼 곳의 차이가 만원 이상 나서 가장 싼 앱으로 차를 부르고 나이양 비치 쪽 숙소에 도착했다. 큰길에서 언덕 쪽으로 1km 정도 떨어져 있어 오토바이가 없으면 이동이 힘들다 생각해 숙소에 렌트를 문의했지만 모든 오토바이가 렌트되어 렌트 가능한 오토바이가 없었다. 직접 해안가로 가서 빌려볼 생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2.5km를 걸으면서 찾아보았지만 남아있는 오토바이가 없었다. 푸껫은 나랑 안 맞는 모양이다. 나온 김에 해변으로 이동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물이 얕고 잔잔하고 산호초 같은 것이 없어 아이들에게 반바지만 입고 들어가 놀게하고 해변애서 사람 구경을 했는데 그렇게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이들을 불러 나오게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중간쯤 맛집에 들러 저녁식사를 했다. 바로 숙소로 가게엔 멀고 힘들 듯하여 한 번 끊어서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이들에게 파인애플 볶음밥을 시켜줬다.
일단 비주얼이 좋아 아이들도 맛나게 먹었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모닝글로리 볶음을 시켜 맥주 두 병을 마셨다.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걸어서 숙소로 복귀했다. 바닷물에 빠진 반바지와 속옷, 아침에 러닝하고 젖은 옷을 대충 헹구듯이 빨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실질적 푸껫의 마지막 날이다. 뭘 해야 할지 걱정을 안고 일단은 푹 자보겠다. 오늘 하루도 수고한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ps. 내일이 태국 어린이 날인거랑 오토바이 없는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