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 동네 한 바퀴 후 방콕으로

3 부자 배낭여행-21일 차

by sheak

20년 전 엔 젊었었나, 아니면 지금보다 날씨가 덜 더웠나? 물론 20년 전엔 젊었음이 확실하고 날씨도 그때보다 더 더워진 거 같다. 그땐 대낮만 피하면 돌아다닐 만했는데, 이젠 11:00-17:00까지는 다니기 힘들 정도로 덥다. 그래서 아유타야의 유적도 아침 일찍 오픈과 함께 둘러보기로 하고 조식을 당겨 7:30에 미리 먹고 왓 마하탓-와 야이 차이몽콜-왓 파난 초엥 워라위한(이름도 어렵다)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뒤 15밧 3등석 기차를 타고 방콕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출발했다.

이른 조식으로 어제 채크한 것이 죽이었다. 반 그릇만 먹고 출발.

오토바이를 타고 첫 목적지인 왓 마하탓으로 갔다. 오토바이 주차를 하고 입장권 두 매를 사서 입장했다. 8:00 오픈 시간에 맞춰 대여섯 명이 입장했다. 사람이 없는 조용한 사원을 둘러보며 유명한 불상의 머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는 벌써 관리자가 상주하며 불상 머리보다 찍히는 사람의 머리가 높게 나오게 찍는 것을 제지하고 있었다. 세 번째 아유타야에 방문했지만 아이들에겐 이번엔 기본적인 유적지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아유타야 대표 유적지이자 사진 포인트
다람쥐 찾기 및 쁘랑 위를 비추는 태양

사진을 찍고 유적 주변을 돌면서 나타난 다람쥐와 쁘랑 내부에서 탈출하지 못한 박쥐에 더 관심을 갖는 초등학생스러운 모습은 여전하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었지만 유적을 돌고 나오려는데 입구에 벌써 단체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침의 고요함을 느끼며 하루 한 유적, 쉬다가 일몰쯤에 또 한 유적 돌고 밤에는 유적이 바라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 기울이는 여행을 꿈꾸며 두 번째 유적으로 향했다. 두 번째 유적은 나름 복원이 잘 이루어진 아유타야 구 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했다. 이동하는데 벌써 땀이 나기 시작했다. 입장료는 20밧이고 표를 끊어 입장하는데 9:00에 벌써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태국인과 외국인이 섞여 관람을 하고 있었다.

입구쪽 탑과 출구쪽 와불상

마지막 사원은 오토바이를 랜탈할 때 관광지도에 별표가 되어있어 방문해 보기로 했다. 두 번째 사원과 동선도 일치하고 아유타야 역에 표를 끊으러 가는 동선과도 일치하여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지만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이곳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복을 기원하는 사원으로 촛불을 밝혀 물에 띄우거나 금박을 불상에 붙이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사원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사원은 공사 중이라 비계로 싸여 있어 아쉬웠다. 태국 현지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사원을 보려거든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현대 태국인의 삶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아침 일찍 사원을 관람해서 11:00가 조금 넘은 시간에 세 번째 사원 관람을 마치고 나왔다.

거대한 나무기둥 회랑과 금박으로 장식된 사원

사원 관람을 마치고 아유타야 역에 도착해 방콕 후알람퐁 중앙역으로 가는 15밧짜리 선풍기 기차를 예매하고 아이들은 숙소에 내려주고 잠을 싸고 기다리도록 시켰다. 나는 오토바아에 기름을 채우고 오토바이를 이른 시간에 반납했다. 원래는 오토바이 렌트 시간인 17:00까지 아유타야에 있을 예정이었으나, 한낮의 더위 속에서 유적을 관람하는 것은 무리일 듯하여 일정을 수정했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2km를 걸어 숙소에 복귀하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돌아오며 보이는 마을 곳곳의 유적들은 마치 놀아터 같이 느껴졌다.

샤워 후 체크 아웃을 하고 택시를 타고 아유타야역에 도착했다. 40분을 남겨 놓고 역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스무디 한 잔씩 사서 기차에 올랐다. 15밧 3등석 기차는 자리가 따로 없어 먼저 앉으면 된다. 다행히 큰 놈이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 1시간 40분 동안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며 졸며 음악을 들으며 방콕으로 향했다.

차창은 열려있어 뜨뜻한 바람이 세차게 들어온다. & 방콕 도착

방콕에 도착 후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한다. 푸껫보다는 싸다. 민주기념탑 주변 숙소로 잡았는데 룸 컨디션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좋다. 애들은 호텔 같다며 숙소를 맘에 들어했다. 오후 3시, 이 뙤약볕에 나가는 건 무리다. 애들에게 샤워를 하고 씻으라고 하고 나는 오늘의 일정을 세팅했다. 오토바이도 없어 이제 이틀 동안 대중교통수단을 사용하거나 걸어서 여행을 해야 한다. 18:00가 되어 해 질 녘 숙소를 나섰다. 숙소에서 가까운 카오산 여행자 거리를 둘러보고 계획했던 식당을 가려했으나 휴무일이었다. 급하게 차선책으로 식당을 찾았다. 작은 수로 옆에 있는 식당에 에어컨도 없지만 주변 게스트하우스 배낭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손님이 가득했다. 현재의 카오산보다 이곳이 더 맘에 들었다. 마치 20년 전 카오산처럼 조용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운하 옆 노천 식당과 다리위에서 배경 삼아 한 컷
메뉴 선정이 어려운 둘째는 오믈렛으로 항상 안전함을 노린다.

100밧 정도의 저녁으로 메뉴를 하나씩 시키고 맥주도 한 병 시켰다. 아직 아이들과 여행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부모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나이도 지났다. 애매한 나이라 더 힘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시간을 보내고 나도 맥주 3병을 마시며 방콕의 밤을 즐겼다. 숙소와 600m밖에 떨어지지 않아 복귀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내일 또 와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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