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자 배낭여행-20일 차
처음 방문한 수코타이는 마치 20년 전 앙코르 와트의 도시 씨엠립을 보는 듯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짧은 이틀의 일정이었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정도로 알차게 보냈다. 수코타이 왕조를 뒤이은 아유타야 왕조의 도시인 프라나콘시아유타야(줄여서 아유타야) 이동을 하는데, 수코타이 역사공원 출발 편은 아침 8:15 편이 아니면 저녁에 있어 아침 출발을 선택했다. 오토바이를 아침 8시에 반납하기로 되어있어 아이들과 짐을 2회에 걸쳐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뛰어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많이 바쁜 일정의 소화였다.
아유타야까지는 6시간이 소요되고 방콕까지는 7시간이 소요된다. 수코타이 공항은 역사공원에서 한 시간이나 떨어져 있고 항공편이 많지 않아 여행객들이 주로 버스를 이용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좋지 않아 외국 관광객 비율이 적다. 아유타야 & 방콕행 버스에도 우리를 제외하면 외국인 커플 한 쌍이 전부였다. 8:30이 다 되어 출발한 버스는 수코타이 신시가지 버스터미널 도착을 시작으로 중간중간 많은 곳을 정차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티켓을 끊으면 점심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도 주는데 이를 이용하여 휴게소에서 30밧짜리 국수나 매점에서 30밧 치 음료나 과자를 먹을 수 있다. 기내식처럼 물과 과자와 음료도 나눠 주는데 퀄리티는 좋지 않다.
아유타야를 과거 2번 방문했는데, 같이 간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정돈되지 않은 도시의 풍경과 수많은 관광객 때문인지 좋은 추억을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번 배낭여행에도 그냥 방콕으로 가려다가 둘째가 차 타는 것 힘들어해서 한 시간이라도 줄여보고지 하는 생각에 일정에 넣었다. 1박을 하는 도시라 일정이 바쁘게 돌아갈 것 같아 체크인부터 오토바이 렌트, 가야 할 곳까지 꼼꼼하게 계획하고 체크했다. 하지만 뭐 계획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니 마음의 여유를 한껏 품고 아유타야를 향하는 버스에서 각종 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위치도 자주 확인하면서 가는데 목적지에 다다라 구글맵을 켜니 버스가 아유타야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남쪽으로 달리는 거 아니가. 앞문을 열고 안내하는 분에게 다급하게 전달하니 태국어로 기사와 얘기하다 차를 돌릴 수 없었는지 고속도로 육교에 세워주며 건너서 미니버스를 타고 가라고 했다. 황당했지만 뭐 먼 타국에서 애 둘 델고 따질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참 이번 여행에서 여행의 묘미를 많이 느낀다며 아이들과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
근처 Bic C라는 쇼핑몰에서 음료 한 잔씩하고 그랩으로 차를 불러 숙소에 도착했다. 요금도 4000원가량 나와서 아유타야를 많이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체크인을 하고 또 오토바이를 빌리러 간다. 걸어서 이곳저곳을 헤매다 결국 1.2km 떨어진 사전에 체크해 둔 곳에서 350밧에 렌트를 하고 나레쑤언 왕 동상과 시간의 문을 먼저 돌았다. 버스가 아유타야를 지나치는 바람레 해가져서 두 곳의 관광은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나레쑤완이 태국이 버마의 속국일 때 버마에 볼모로 잡혀간 적이 있는데, 그때 싸움닭을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고 버마 사람들과 닭싸움 경기에서 이긴 후, 태국에 돌아와 버마를 물리치고 속국에서 벗어났다. 이후 국민들은 나레쑤완을 모실 때 닭 조형물도 같이 모신다고 한다. 여하튼 늦어서 밤이라 사진 찍기도 관찰을 하기도 힘들었다. 시간의 문이라는 관광지는 주택가에 싸여있어 개들이 많았는데, 간단히 사진 찍고 나오다 달려드는 개를 피해오토바이를 몰다 사고가 날 뻔했다. 역시 개들의 천국 아유타야답다. 알리에서 구매한 개 퇴치기가 지금까지는 별 효과를 못 봤는데, 미친개들에겐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이런 이유로 아유타야에선 밤에 인적이 드문 곳을 혼자 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사람도 무섭지만 개가 더 무서운 도시 아유타야.
시간의 문을 탈출하듯이 빠져나와 출발할 때 봤던 야시장으로 향했다. 왓 마하탓 앞쪽으로 매일 서는 야시장과 달리 왓 라차부라나 북쪽길에 있는 야시장은 간판엔 금토일에만 열린다고 되어 있는데, 구글맵엔 매일 열린다고 나온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확인은 불가능하다. 100여 미터 거리에 야시장이 열리고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오늘은 이곳에서 구매한 것을 다 먹고 갈 생각으로 먼저 자리를 잡고 저녁 식사 겸 야시장을 구경하며 한 바퀴 관광을 했다.
야시장 투어를 겸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에 돌아와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하며 내일 일정을 짜고 잠자리에 든다. 2/3의 일정이 지난 하루다. 배낭여행을 하면 한 번씩 취하기도 하고 해야 되는데 20일 동안 취하지 못했다. 배낭여행이 이렇게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