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자 배낭여행-22일 차
나도 방콕을 다섯 번째 왔지만, 어디를 꼭 가야 한다거나 꼭 보고 싶은 곳들이 따로 없었다. 그냥 올 때마다 위치와 시간에 맞춰 돌아다니길 반복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을 했을 땐 기본적인 장소들은 둘러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조식을 챙겨 먹고 왕궁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1.2km가 떨어져 있어 그냥 걷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걷다 보면 또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이 방콕 아닌가?
왕궁은 입장료가 500밧인데 경복궁도 안 가본 아이들을 데리고 남의 나라 왕궁을 저 돈 주고 보는 게 아까워 왕궁 주변을 돌며 관광을 했다. 오늘은 어제 보다 덜 더워서 그런지 아침 햇볕이 세지 않아 돌아다닐 만했다.
왕궁을 둘러보면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다. 국방부 앞에 전시해 놓은 무기라든지, 샤란룸 궁전, 라마 4세 동상을 비롯하여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구경을 하며 왓 아룬 사원을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왕궁 앞 선착장에서 왓 아룬 사원까지는 한 정류장인데, 요금은 인당 16밧으로 한 정류장이든 10 정류장이든 가격은 같다. 오렌지 색 배를 타고 강 건너 왓 아룬으로 넘어갔다. 선착장에서 나오면 바로 티켓을 구매하는 곳이 나온다. 100밧에 물 한 개씩 제공하는데, 태국은 이런 거 제공하지 말고 요금이나 좀 낮췄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왓 아룬은 낮보다는 밤이 사원 안 보다는 강 건너에서 보는 것을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낮에 사원 은도 봐야 밤에 건너편에서 보는 느낌을 비교할 수 있어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
왓 아룬 사원은 배를 타기보다 육지 쪽으로 많이 찾아오는 거 같았다. 나가서 입구에 있는 현지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사원을 입장할 때, 손등에 도장을 찍어주니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선착장에서 배를 탈 수 있었다.
배를 타고 벽화가 그려진, 다른 사람들은 아시안 티크를 가기 위한 선착장인 Si phraya 선착장에 내렸다. 낮의 더위로 인해 실내 카페에서 좀 쉬다가 이동을 하기로 했다. 카페가 고급인지 점심 밥값의 2배가 나왔다. 인터넷 많이 쓰고 편안하게 쉬면서 여행기도 쓰고 천천히 이동하였다.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면서 중간에 위치한 벽화 거리와 차이나 타운을 거쳐서 걷기로 했다. 먼저 자동차 부품공장이 있는 골록 골목을 벽화로 장식한 Talat Noi 골목을 따라 걸었다. 골목이라 햇볕이 들지 않아 더위를 어느 정도 낮춰주었다.
벽화 마을을 지나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거리는 800m로 애들은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골목과 그늘을 따라 걸었지만 정오가 다가오자 기온은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차이나 타운은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해 낮에는 볼 것이 많지 않았다. 차이나 타운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위치한 Ong Ang walking Street를 거쳐 숙소로 계속 걷기로 했다. 거리가 택시를 타기에는 또 애매한 거리여서 중간에 쉬어가며 걸음을 옮겼다.
중간에 실내 에어컨이 설치된 카페는 음료 단가가 많이 높았다. 길거리에서 사서 마시면 4-50밧이면 충분했지만,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 카페는 보통 100밧 정도의 가격이었다. 비싼 카페지만 더운 방콕 뚜벅이 여행에는 꼭 필요하니 그 정도의 지출은 감수해야 한다. 카페를 나와 워킹스트리트의 벽화를 마지막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12,000보를 걸었다고 나왔다. 첫째는 14,000보가 나왔고, 둘째는 16,000보가 나왔다. 보폭이 짧으면 만보기 숫자도 많이 올라가는 것을 파악하는 방콕의 뚜벅이 여행이었다. 더운 시간 동안 숙소에서 샤워하고 쉬다가 어제 갔던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방콕의 마지막 밤이라 애들의 짜증을 더 잘 받아 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숙소애 돌아와 숙소 앞에서 맥주 한 병을 마시며 방콕 일정을 마무리한다. 내일 오전에 간단히 주변을 돌고 공항으로 가면 태국의 2주간 여행은 마무리다. 아이들이 태국에서 좋은 시간을 가졌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