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간의 70%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다.
건강했던 나는 수술 전까지 친구들과 병원 옥상정원에서 담배를 피웠다.
멀쩡하게 내 발로 들어간 병원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수술 하루 전
"쩨주박사"가 왔다. 별명이 쩨주박사다.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모르는 분야가 없는 만물박사, 그리고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호기심 대마왕이다.
그는 네이버검색창을 열고 "간수술 아픈가요?" 를 검색한다.
화단의자에 앉아 담배연기를 뿜고 있는 내 앞에서 친절하게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쩨주박사
"야. 이 수술한 사람이 그러는데, 사지를 찢는 듯한 고통이 있다는데?"
"...."
"아 씨발.. 그걸 왜 검색하는 거야?"
내가 할 말은 그것밖에 없었던 거 같다.
나는 사지가 찢길 고통을 걱정하며 수술을 기다렸다.
15시간 동안의 수술 후
진짜 누군가가 사지를 찢어놓은 듯한 고통의 24시간을 중환자실에서 홀로 버텼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긴 24시간이었을지 모른다.
그날 뱃속에서 잘라낸 내 간의 70%는 아버지의 뱃속으로 잘 들어갔다고 한다.
사지를 찢어 봤자 고통은 참으면 참아진다.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