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그 어딘가에

by 루네

“강하림.”


두 번의 부름에도 그는 대답이 없었다.

더 전력으로 뛰어가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어?!”


그제서야 그 아이와 마주본다.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빼며 그 아이는

놀란 토끼눈을 하곤 나를 바라봤다.


"지현이다"


"헉..헉.. 걸음이 왜.. 왜 이렇게 빨라..헉..헉."


숨이 가빠 말을 더듬었다.


“지현아, 괜찮아? 숨을 좀 크게 쉬어”


한숨을 돌리고 그에게 물었다.


"전..학 간다고..?"


하림은 교문 밖 차 한대를 가리켰다.


"아.. 응 그렇게 됐어. 말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별로 없었어"


그동안의 일들이 모두 하룻밤의 꿈이었을까.

눈앞에 일어난 일들이 그동안의 시간들을 전부 부정하는 것만 같았다.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야, 울어? 왜 울어?... 울면 안되는데?"


그 아이는 안절부절 못하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곤 어설픈 모양으로 등을 토닥였지만,

그 온기가 전해져 왠지 더 서러워졌다.


"전에 네가 말했잖아.

적당한 때, 적당한 날에 소원 하나 들어달라고 했었잖아..

그 날이 언제야?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이었어?"


하림은 얕게 미소를 띄며 말했다.


"1호팬이 나한테 해준 약속인데? 아껴 써야지. 기다려 줄 수 있지?"


너한테 나는 여전히 1호팬 정도에 머물지라도

나는 너를 기다려야지.


네가 나를 그렇게 떠난다고 해도.

내가 너를 찾으면 되니까.


그래도 네가 가지 않았으면,

떠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게 첫사랑이라면 시작조차 하지 말걸.

너의 팬이 되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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