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칭찬 듣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다.
어렸을 때 수학을 정말 못했다. 남들에 비해 이해하고 깨우치는 데까지 오래 걸렸다.
초등학교 때 1의 반이 1/2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자 어머니께서는 사과 한 개를 반으로 쪼개시고는 이 반쪽짜리가 1/2개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지만, 나에게는 이제 사과 두쪽일 뿐이었다. 반으로 나뉜 귤을 보면서도 1/2의 의미를 깨닫기보다는 귤껍질 안의 귤 알갱이 개수를 상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껍질을 까지도 않고 알갱이 숫자를 맞힐 수 있을까... 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특별한 공식이 있는 줄 알았다. 집중력의 문제였을까.
중학교 1학년이 끝날 때까지 나의 수학 점수는 여전히 늘 바닥이었다. 반타작도 안 되는 점수에서 100점을 받을 때까지 꼬박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70점을 처음으로 넘겼을 때 어머니께서는 3개만 더 맞히면 80점인데 왜 그것밖에 못 받냐 하셨고, 80점을 넘겼을 땐 왜 90점을 못 넘었냐고 하셨고, 90점을 넘겼을 땐 100점을 못 맞았다고 면박을 주셨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처음으로 수학 점수가 100점이 나왔을 땐 드디어 칭찬 한마디를 들을 수 있겠구나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100점 맞을 수 있는걸 왜 지금껏 못했냐며 또다시 칭찬이 아닌 꾸중하셨다. 어린 마음에 서운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칭찬은 순간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 현시점을 안도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쉽게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끊임없이 노력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길 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아녔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쉽게 못한다. 상대방이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최대한 아끼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