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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Nov 25. 2022

나에겐 아직도 어색한 칭찬

나에겐 아직도 어색한 칭찬


칭찬은 나에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칭찬 듣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


어렸을 때 수학을 정말 못했다. 남들에 비해 이해하고 깨우치는 데까지 오래 걸렸다.


초등학교 때 1의 반이 1/2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자 어머니께서는 사과 한 개를 반으로 쪼개시고는 이 반쪽짜리가 1/2개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지만, 나에게는 이제 사과 두쪽일 뿐이었다. 반으로 나뉜 귤을 보면서도 1/2의 의미를 깨닫기보다는 귤껍질 안의 귤 알갱이 개수를 상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껍질을 까지도 않고 알갱이 숫자를 맞힐 수 있을까... 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특별한 공식이 있는 줄 알았다. 집중력의 문제였을까.


중학교 1학년이 끝날 때까지 나의 수학 점수는 여전히 늘 바닥이었다. 반타작도 안 되는 점수에서 100점을 받을 때까지 꼬박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70점을 처음으로 넘겼을 때 어머니께서는 3개만 더 맞히면 80점인데 왜 그것밖에 못 받냐 하셨고, 80점을 넘겼을 땐 왜 90점을 못 넘었냐고 하셨고, 90점을 넘겼을 땐 100점을 못 맞았다고 면박을 주셨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처음으로 수학 점수가 100점이 나왔을 땐 드디어 칭찬 한마디를 들을 수 있겠구나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100점 맞을 수 있는걸 왜 지금껏 못했냐며 또다시 칭찬이 아닌 꾸중하셨다. 어린 마음에 서운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칭찬은 순간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 현시점을 안도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쉽게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끊임없이 노력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길 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아녔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쉽게 못한다. 상대방이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최대한 아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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