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이었던 우리는 오랫동안 맘 편히, 아무런 걱정 없이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하고 우리는 신혼여행으로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찾았다. 유럽 안에서 이동은 워낙에 수월했고, 오랫동안 바다를 못 봐서 아쉬워하던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아내는 내 생일을 맞이해서 신혼여행 겸 여행을 준비했다. 리스본 외곽에 위치한 한 오래된 호텔에 도착을 하자마자 테라스에서 맞이한 드넓은 바다.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지하철을 타도 바다, 시내를 걸어 다녀도 바다. 온 동네가 바다 냄새로 가득했다. 리스본 시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다소 허름했지만 현지 식당 종업원의 친절함과 잊을 수 없었던 해물밥(Seafood rice). 아내가 우리 둘만을 위해 계획했던 이 모든 일정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한 번도 생일에 대한 기대감 없이 살아왔었지만, 아내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다. 이게 행복 아닌가 싶다.